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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주철 Dec 04. 2018

어른이가 '어른'에 천착할 때

어른에 관하여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가장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단어는 '어른'이다. 최근에 내가 편집한 콘텐츠가 <이십Bar - '어른이' 편>이여서 그런지 '어른' 이란 단어에 천착하게 된다. 그랬던 오늘,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만난, 같은 세대 안에서의 내게 첫 '어른'이었던 민아와 효진을 만났다.


그들과 맛있는 걸 먹으면서 요즘 어떻게 사니 저렇게 사니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내가 일 하면서, 혹은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가지는 태도에 대해서 말하게 됐다. 그러자 효진은 내게 "와, 너 되게 어른답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타인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좀 더 성숙해졌음을, 내겐 첫 어른이었던 사람에게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런 작은 인정에서 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둘에게 "어른은 언제 되는 거야?"라고 물었다. 둘은 누군가를 양육할 수 있는 사람이 될 때쯤, 어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산과는 조금 다른 맥락 같아 보였는데, '졸라 되기 힘든 거 같다' 정도로 느껴졌다.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어른에 관해 검색을 했다. 그러다가 갈무리된 글귀가 보인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는 건 자기 주변을 책임질 일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책임을 진다는 건 말처럼 그리 고상한 일이 아니다. 더럽고 치사한 일이다. 내 소신이 아니라 남의 소신을 지켜주어야 하는 일이다" _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게 '나이를 먹으니' 생기는 거지 어른과는 관계가 없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쉽사리 하지 못하고 글을 마무리 지을 것 같다. 이 단어에 천착하는 시기가 지나갈 쯔음에는 조금 정리되길 바란다. 오늘 따라 아버지가 따오신 모과 냄새가 더 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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