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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임상 Mar 14. 2024

예술과 삶을 잇는 AX(Art eXperience)

AX(Art eXperience)는 예술과 사용자 경험이라는 두 영역을 창의적으로 아우르는 혁신적 개념이다. 이는 예술 작품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감상자가 얻는 총체적 경험과 가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존의 예술 담론을 확장하는 동시에 감상자 중심의 새로운 예술 향유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AX는 UX(User eXperience)나 BX(Brand eXperience)와 같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맥락에서 예술 경험을 조망하는 학제적 프레임워크로, 예술과 일상, 예술과 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AX의 본질은 예술 작품을 매개로 한 소통과 변화에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감상자는 작품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작가와 교감한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은 일방향적 전달이 아닌 쌍방향적 교류의 성격을 띠며, 작가와 감상자 모두에게 성찰과 변화의 계기를 제공한다. 예술 작품은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감상자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역동적 과정으로 이해되며, 이는 롤랑 바르트의 '작품에서 텍스트로'라는 명제를 상기시킨다. 나아가 AX는 개인의 미적 체험을 넘어 사회적 담론과 변혁의 촉매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예술이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고 비판적 사유를 촉발함으로써 대안적 상상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AX의 구성요소는 심미성, 감정이입, 의미 발견, 자아 성찰, 관계 형성 등 다양한 층위의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층적 구조를 보인다. 이는 AX가 감각, 정서, 인지, 행동 등 인간 경험의 총체를 아우르는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현상임을 시사한다. 또한 AX는 예술 작품과 감상자 간의 일회적 만남이 아닌,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변화의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AX 디자인은 단편적 이벤트의 기획을 넘어, 예술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경험 생태계를 조성하는 작업으로 규정될 수 있다.


한편 AX 개념은 예술 경영과 마케팅 분야에도 새로운 혁신의 계기를 제공한다. 기업의 메세나 활동, 예술적 감수성을 적용한 제품 디자인, 예술적 언어를 활용한 브랜드 스토리텔링 등에서 AX 전략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영향력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이러한 예술과 비즈니스의 협업은 인간 중심의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B2P(Business to People) 시대에 부합하는 이러한 접근은 기업과 소비자가 예술을 매개로 상생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AX 개념은 이처럼 예술 향유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촉구할 뿐 아니라, 예술과 일상, 예술과 사회, 예술과 산업을 연결하는 혁신적 사고의 전환을 제안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고 온라인 기반의 새로운 예술 향유 방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AX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고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예술계와 산업계가 직면한 공통의 도전 과제라 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AX 담론의 활성화는 예술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혁신을 견인하는 지속가능한 변화의 동력임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테크놀로지 기반의 예술 향유 방식을 포용하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예술 생태계의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AX는 학제 간 융합 연구의 새로운 프런티어로서,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과 실천가들의 협업을 요청한다. 이는 예술이 인간의 근원적 욕구인 동시에 사회적 필요에 부응하는 실천적 행위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학제적 연구와 협업이 필수적임을 방증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예술은 개인의 창의성과 사회적 공감대를 확장하는 소통의 매개이자,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상상력의 원천으로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AX가 제공하는 새로운 통찰과 가능성은 예술과 사회를 잇는 그간의 담론을 한 단계 진화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 예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일상이 되는 순간, 우리는 보다 성숙하고 풍요로운 삶의 지평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제 AX의 렌즈를 통해 예술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상상력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 상상력의 지평 위에서 우리는 보다 창의적이고 공감적인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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