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을 그려 자른다. 왼쪽은 완성된 형태가 될 것이므로, 가운데 처럼 뒤집은 패턴으로 원단에 대고 그려 자른다. 오른쪽:자른 원단을 차례로 배치해본다.
조각보 가리개를 만들어 빛이 드는 창에 걸었을 때 드러나는 다양한 조각 형태를 보는 재미에서 생각이 확장되어,
작은 십자가 형상을 포함시킨다면 어떨까싶은 아이디어가 생겨났고 현실화시켰다.
일단 완성과정에서, 실제 완성된 사이즈를 A4크기로 잡았는데, 그러다보니 면분할시킨 원단의 크기들이 너무 작아서 미싱으로 하나씩 연결하는일이 난관이 되었다. 처음에는 몇개의 면분할 조각들을 실제로 미싱으로 연결했는데, 조각들이 작아서 오히려 이미지가 곱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박음질을 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대신 얇게 저며낸 시접들을 풀로 살짝 붙이는 정도로만 고정시키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러면 참 쉽겠다싶지만, 절대 아님!
중앙의 십자가가 포인트이기에, 컬러 모시 원단으로 각각 잘라 연결하여 완성해야 하는 그 모양이 가장 잘 자리잡도록 하는게 생각만큼 쉽지 않고, 바탕에 쓰인 두가지색 광목원단 역시 기본적으로 조각이 크지 않아서 제자리에 갖다놓아도 쉽게 움직이는 것이다. 또한 원단에 구김이 있어서 예쁘지 않아 풀을 먹여 1차로 다림질을 한 조각들을 이어붙여가며 실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마음속 이미지의 근사치에 다다랐다 싶을때 겹쳐지는 시접들마다 한두 포인트씩 풀을 찍어 고정시켰다.
어차피 이것은 순전히 장식용으로, 그냥 가만히 두고만 볼 것이기에 굳이 단단한 고정력을 요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완성.
물론, 형상을 완성해가는내내 이것을 어떻게 디스플레이할 것인가의 고민도 동시에 이어졌다.
언뜻, 양면액자가 생각났다.
양면액자는, 액자의 가운데 두장의 유리 또는 아크릴 판이 있고 그 사이에 사진이나 그림 따위를 넣어 액자틀에 넣으면 그대로 고정되는 것이다.가운데 넣는 사진이나 그림을 앞뒤로 두장 겹쳐서 넣으면 앞뒤로 서로 다른 이미지를 감상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액자틀이 넓어서 그대로 세워두고 감상하게 되어있다.
그 액자도 사이즈나 가격이 다양했다.
내 십자가 조각 원단의 사이즈가 A4이므로 처음에는 A4사이즈의 액자에 넣을 생각을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리되면 액자에 여백이 하나도 없이 꽉 차게 되는 것이다.
바로 아래와 같은 상태가 될 것이다.
이 조각이미지는 가로 세로가 17*12cm정도, 액자사이즈는 5*7로 마찬가지 양면액자인데,
우연히 다이소에서 발견하고 사와서 오늘의 작업 이전에 처음 조각보작업을 시작하면서 한번 만들어본 것이다. 이역시 조각들이 너무 작아서 미싱작업은 어렵고 차라리 그냥 포개어 넣는 편을 선택한 것이다.
나쁘지 않았다.
뒤에서 빛이 투과할 때 드러나는 조각들의 이미지가 재미있다고 생각되었다.
앞면은 물론 뒷면으로도 동일한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어쩌면 저 소품의 아이디어가 확장되어 오늘의십자가 조각 이미지 <당신의 십자가>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처음 만들어 본 <조각이미지 양면 액자>:5*7사이즈
아무튼, 저런 식으로 액자에 꽉 차게 이미지가 들어가 버리면 좀 답답할 것같았다.
그래서 여백이 있기를 원했다.
다이소온라인몰을 검색하니 A4 양면 액자가 있어서 주문했다. 그때까지는 액자사이즈도 A4와 같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정말 뜻밖이었다.
명칭은 분명 A4액자이면서도 실제 사이즈는 A3정도 크기였다.
십자가 조각이미지 <당신의 십자가>를 나의 의도와 완전히 부합되는 저 액자에 넣어보았다.
간밤, 액자가 도착하자마자 넣어보았다. 자연 채광이 없어서 조각패턴의 이미지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오늘 아침, 창으로 들어오는 빛 앞에 <당신의 십자가> 액자를 놓아본다.
사진으로는 빛이 투과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각도에 따라 빛에 따른 컬러이미지들의 농담이 달라지고, 다른 빛이 반사되며 주변이미지들이 너무 산만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