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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사가 되고싶다 Mar 08. 2024

ep_1. 괌 PIC 리조트에 대한 환상과 현실


#환상


PIC 리조트는 여행객들에게 환상을 가져다준다.


그곳에 가면

여행의 3대 과제인 숙박, 식당, 액티비티 고민을

마법처럼 짠 하고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갖게 만든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그 3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행자 중 누군가는 굉장히 긴 시간을 들여

웹 서칭을 하고 검색한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 구성원의 성향에 맞춰

마이크로 코디네이팅을 해야 한다.





괌 투몬비치를 따라 길게 늘어선

수많은 호텔과 리조트들 중에서도

PIC는 단연 손에 꼽히는 곳이다.


한국에서는 

'아이를 돌봐주는 리조트'로 포지셔닝되어 있지만,


키즈클럽 서비스를 떼어놓고 보더라도

PIC의 시설과 규모, 다양한 액티비티는

주변 호텔들과 견주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물론 고급스러움하고는 전혀 별개로)


PIC가 아닌 다른 호텔, 리조트에서 숙박해 본 경험이 있다면 

이곳이 보유한 자체 콘텐츠 다양성 부분에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다양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고민과 결정해야 하는 부분들이 생긴다. 


▸ 3개의 개별타워(동),
▸ 각 타워 별 다양한 룸 타입,
▸ 시간대 별 예약제 액티비티 s,
▸ 골드, 실버, 브론즈 카드의 차이,
▸ 레스토랑 별 메뉴, 특이사항과 라운지,
▸ 그리고 PIC 밖 현지투어와 쇼핑 계획까지. 


예약시점까지 고민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말 그대로 수두룩 빽빽이다.


국내 호텔이나 콘도 예약하듯 단순하게 투숙일과 룸 타입 정하고 결제하면 끝나는 방식이 아니다.

심지어 PIC의 레스토랑과 액티비티는 로비에서 아날로그 선착순 줄 서기 방식으로만 예약 가능하다.



#아내와 엄마들의 위대함


갑자기 성별발언을 하는 게 이상할 수 있지만

나에게 가족여행으로 PIC를 추천해 준 사람들은 모두 남자였고 그들 중 이런 복잡스러움을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그들에게 물었을 때

레스토랑과 액티비티 예약을 직접 해보기는 커녕 골드, 실버, 브론즈 카드의 차이를 알고 있는 사람도 몇 없었다.


결국 그런 건 엄마들, 아내들의 몫이었던 것이다.

(우리 집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네이버의 유명한 괌 여행 카페나 블로그를 봐도

여행정보 Q&A는 주체는 대부분 아내 또는 엄마들이었다.


광고아님


결국 

위에서 말한 웹서칭과 고민, 결정, 예약, 코디네이팅이라는 번잡스러운 일은 주로 엄마들의 역할이었던 것이다.

 

다녀와서 드는 생각은,

만약 내가 사전에 알아보고 예약을 했다 하더라도 

현지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엄마 아빠의 성향을 일반화할 순 없지만,

괌 PIC에서 '잘' 즐기기 위해서는 엄마들의 디테일함과 복합적인 고민력이 필요해 보였다.


예를 들어 여행 3일 차 되는 날 6시까지 

오후 물놀이를 즐기고 바로 저녁을 먹는다고 하자.


만약 나였다면,


수영장에서 가장 가까운 레스토랑이 어디지?
HANAGI? 오! 일식이네?
2일 차 저녁에 뷔페를 먹었으니.. 3일 차에는 일식을 먹어볼까?
골드카드니까
따로 현금이나 카드는 필요 없겠지? 


라고 생각하며 HANAGI를 예약하고 뿌듯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검색을 통해 수영복 복장으로 출입 가능한 레스토랑인지 여부를 미리 알아둬야 하고, 

레스토랑에서 아이들이 주문할 수 있는 키즈메뉴도 알아둬야 한다. 

 


HANAGI는 수영복 차림으로 입장이 불가하며, 일부 음료, 주류는 골드카드에 불포함이다.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괌 PIC는 체크인하는 순간 이 정도의 플랜이 이미 세워져 있어야 일정에 맞춰 원하는 레스토랑 예약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출발 전 괌 PIC 리조트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과 현실의 차이는 어땠는가.



라고 자문해 보면 나는 만족했다.

여행의 3대 과제인 숙박, 식당, 액티비티가 충분히 해결되는 곳이었다.


다만 위에 적었던 전제 조건들이 충족되었을 때만 가능하고, 아무 준비 없이 갔다간 체류일정 내내 삼시세끼 고등학교 수학여행 같은 스카이라이트 뷔페만 먹고 왔을지도 모른다.

사실 나는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여행지가 그렇겠지만,

특히 PIC 리조트는 사전에 얼마나 알아보고 준비하고 갔느냐에 따라 여행의 만족도 차이가 극명하게 날 수 있는 곳이다.


PIC 리조트에 대한 환상을 갖기 전에,

그 환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먼저 한다면 

분명 후회하지 않는 여행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PIC 리조트 내 레스토랑과 로열클럽 라운지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그리운 PIC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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