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게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것이지. 납은 세상이 더 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하고, 금으로 변하는 거야.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걸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최근에 <연금술사>를 다시 읽었다. 이 책은 오랫동안 내 책장에 꽂혀 장수하고 있는 책이기도 했다. 몇 번에 걸쳐 읽었지만, 그때마다 내게 다가온 문장은 달랐다. 위에 소개한 문장이 왜 마흔에 꽂힌 문장인지를 설명하기에 앞서 젊은 시절 내가 이 책에서 좋아한 문장을 소개한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가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간절한 소망만으로 내가 바라는 일이 실현될 수 있다니. 이 매력적인 문장은 당시 유행하던 ‘끌어당김의 법칙’과 연결돼 오랫동안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마치 온 우주가 나를 돕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기도 했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자만에 빠지기도 했다. 생각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었으니, 이런 낙관주의가 나쁠 리 없었다. 이 생각 덕분에 어떤 어려운 상황 앞에서도 쉽게 좌절하지 않았고, 불가능해 보이던 목표도 주저 없이 설정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은 내 소망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해도, 때론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나쁜 결과를 받아야 했다.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불확실한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간절함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게 있다는 것을 나이와 함께 알게 됐다.
이런 경험과 연관된 문장이 이미 <연금술사>에는 제시되어 있었다. 이미 여러 번 읽은 책이지만, 젊은 시절에는 지금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이제 처음 소개한 문장을 다시 돌아가서 읽어보자.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가? 나는 젊어서 내가 좋아했던 문장의 확장된 모습을 위 문장에서 보았다. 자신의 보물을 찾았다면 그것에 멈추지 말라. 그 간절한 소망을 위해 살아가는 것. 지금의 나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이 되길 희망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마흔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소망은 단순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실현된다. 소망은 우리에게 방향과 동기를 부여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합당한 과정이 필요하다. 소망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가.
지금도 나는 보물을 찾아가는 길 위에 서 있다. 여전히 나는 가던 길을 잃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혀 허둥대지만, 이 길이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걸어가는 순간순간이 나의 보물이라고 믿으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마흔이여, 당신의 보물은 무엇인가? 그것을 찾기 위한 길 위에 서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