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감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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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거울 저편의 거울
4부의 시는 전부 제목이 거울 저편의 거울이다.
산문느낌의 긴 시도 있고 구구절절한 시들이었다. 모든 시를 이해하진 못하지만 1-3부에 비해 밝아진 느낌이 들었고 작가님 아르헨티나 여행이 재밌으셨나? 장거리 비행기 탄 느낌에 여행 느낌 낙낙한 시도 있었다. 나는 거울 저편의 거울2라는 시가 좋아 필사하고 낭독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 이 시를 기억하고 좋아했다. 시를 이해하진 못해도 글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느끼는 정도가 다들 비슷해서 또 감동.
시덕후 호스트인 해란님도 앞전 시들이 나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집중했다면 4부부터는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정도로 고통이 나아진 느낌의 시들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5부 캄캄한 불빛의 집
앞전 시들이 새벽이고 밤이었다면 이번 시의 시간대는 새벽이나 해뜨기 직전이다. 한강작가는 시 전반에서 일몰과 일출을 구분해서 표현하지 않는다. 해가 빨갛게 불타오르지만 밤이 온다던지, 컴컴한 푸른 하늘에 새가 날아다니면 아침이라던지, 시간대 확인해서 읽으면 시 이해가 잘 간다. 5부도 그랬다. 밤인 거 같은데 아침이 온다. 아침이 오기 직전이거나.
1-3부에서 밤과 어둠과 고통에 잠식당해 말도 못 했는데 5부에선 찬바람을 맞서며 움직이고 말도 한다.
가장 좋았던 시는 첫새벽이었다. 한문도 있고 시린 느낌이 나는 시지만 앞을 향해 나아가려는 느낌이 들어서었을까.
나는 생애최초 노벨문학상 작품 시집 완독, 시집 읽기를 클리어했다. 7명이 함께 읽었기에 가능했고 호스트의 추가 설명이라 쓰고 한강 시덕후의 덕심때문에 가능했다. 내 인생에 시가 들어오다니 감격스럽다. 시를 어렵지 않게 감각적으로 보는 방법을 알게 되어 다른 시집 읽기도 도전 할 생각이다. 지금도 노을이나 출근 전 새벽을 보면 어김없이 한강시의 분위기가 떠오를 정도 나는 감성인으로 변했다. 내가 F다!!!!
5부의 시 중 하나인 첫새벽을 읊조리며 후기 마무리 하겠다.
첫새벽 - 한강
첫새벽에 바친다 내
정갈한 절망을,
방금 입술 연 읊조림을
감은 머리칼
정수리까지 얼음 번지는
영하의 바람, 바람에 바친다 내
맑게 씻은 귀와 코와 혀를
어둠들 술렁이며 포도(鋪道)를 덮친다
한 번도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한 텃새들
여태 제 가슴털에 부리를 묻었을 때
밟는다, 가파른 골목
바람 안고 걸으면
일제히 외등이 꺼지는 시간
살얼음이 가장 단단한 시간
박명(薄明) 비껴 내리는 곳마다
빛나려 애쓰는 조각, 조각들
아아 첫새벽,
밤새 씻기워 이제야 얼어붙은
늘 거기 눈뜬 슬픔,
슬픔에 바친다 내
생생한 혈관을, 고동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