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rper May 19. 2024

결정적 차이를 만드는 태도

뛰어난 재능은 감탄을 자아내지만, 훌륭한 태도는 감동을 준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면서도, 결국 기억에 남고 내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일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는 태도가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일평생 타고난 재능 하나로 먹고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 전 세계에서도 정말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적다.


즉, 엄청난 재능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배우고, 협력하고, 팀을 이끌며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룰 수 있는 성공에 더 가깝다.


또한, 뛰어난 사람도 태도가 좋지 않으면 롱런할 수 없다. 누구나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대다수가 혼자 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천재로 불리던 운동선수들이 태도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조용히 은퇴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나는 지속 가능한 성공은 성장에서 오며, 성장은 단단한 태도에서 온다고 믿는다.


그동안 일을 하며 태도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나에게 영감을 준,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싱가포르 이순신


작년에 나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대화는 한 인턴과의 인터뷰였다. 과거의 경험과 배움에 대해 이해하고 난 뒤에는 보통 상황을 가정한 질문들을 한다. 면접자가 특정한 상황이 오면 어떻게 대처할지, 혹은 어떤 선택을 할지를 묻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하면 면접자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무엇을 간과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가 있다.


그날의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몇 주 뒤가 기한인 일이 있는데, 오늘 당신의 매니저가 갑자기 48시간 안에 결과물을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그동안은 ‘매니저와 우선순위에 대해 협의하겠다’, 혹은 ‘팀원들에게 도움을 청하겠다’와 같은 답변이 주로 나왔다. 그 친구는 다른 답변을 했다.


“먼저 저에게 48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할 것 같아요. “


”그리고 한번 크게 웃고 나서 어떻게 48시간 안에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시작할 것 같아요.”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이 떠올랐다. 칠천량에서의 처참한 대패로 인해 조선 수군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왕도 포기한 전투. 선조가 얼마 남지 않은 조선 수군에게 육군에 편입할 것을 주문하자 이순신은 장계를 올린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전선의 수가 절대 부족하지만, 보잘것없는 신이 살아 있는 한, 감히 적은 조선의 바다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남은 판옥선으로 10배가 넘는 규모의 일본군 함대 133척을 궤멸시키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힘. 그것이 명량해전에서의 승리를 이끌었고, 이 친구가 미래에 마주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공교롭게도 인터뷰가 끝나고 한 팀원에게 메시지가 왔다. 급한 상황이니 내일까지 일을 마무리해서 전달해 줄 수 있냐는 메시지였다. 이번에는 부담과 스트레스가 올라오기 전에 미소가 먼저 나왔다. 인턴 지원자의 현명한 답변 덕분에 내가 가진 24시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2. 신사역 닭꼬치집 아저씨


첫 사업을 할 때, 콜센터를 직접 운영한 적이 있다. 똑같은 질문에 비슷한 대답을 반복하며 매너리즘에 빠져갈 때쯤 사무실 근처의 닭꼬치집 사장님이 눈에 들어왔다. 신사역에서 사무실까지 걸어가는 길에 있는 노점이었는데, 늘 손님이 많아 분주했다.


사장님은 오퍼레이션의 신이었다. 매일 똑같은, 그것도 엄청나게 단순한 일을 함에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뚜렷하게 보였다. 정성을 다해 꼬치를 뒤집고, 손님들의 긴 꼬치를 잘라주고, 돈을 먼저 받는 것보다 손님에게 닭꼬치를 전달해 주는 것이 우선인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말에, 신사동 닭꼬치집 사장님이라고 대답할 만큼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직업 매너리즘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간호사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이, 환자에게는 일분일초를 다투는 순간일 수 있다. 면접자가 매번 진행하는 정형화된 인터뷰가, 지원자에게는 커리어의 변곡점일 수 있다. 꼬치집 사장님은 매일 꼬치를 팔지만, 한 손님에게는 오늘이 첫 번째 방문이다.


꼬치집 사장님 덕분에 나와 함께 상호작용하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일을 하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끔 힘들 때면 압구정 꼬치집에서 몰래 위로를 받았다.



3. 인도 신입사원


회사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타운홀에서 발표가 난 뒤, 낯선 이름이 적힌 메시지를 받았다.


“상 받은 것 축하해요! 저는 인도에서 헤어케어 브랜드를 맡고 있어요.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배우고 싶어서요. 어떤 일을 해서 상을 받으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인도에 있는 신입사원이었다. 누군지 궁금해서 프로필을 찾아보니, 이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야는 MBA를 다니며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 컴피티션과 챌린지에서 상을 받고, Kathak 댄서로서 2개의 타이틀을 탔다. 또한, 주에서 육상 선수로 뛰며 팀 주장까지 했던 친구였다. 치열하게 살았고, 경쟁을 즐겼으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 상을 받았는지, 어떤 것이 달랐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상을 받은 다른 사람에게도 질문을 하고, 공통점을 찾아 언젠가 그 상을 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도 영감을 받고, 목표를 세우고, 먼저 그 일을 이룬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배워서 목표에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다가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차고 적극적인 태도와 용기 있는 행동은 늘 더 큰 기회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의사결정의 7가지 단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