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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숨 Nov 29. 2016

[좋아하면 울리는] 진심은 무엇을 울릴까

다들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날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 “걔도 날 좋아할까?”

그런 궁금증 때문에, ‘내 미니홈피에 많이 들락거린 사람 알아보기’와 같은 프로그램, 낚시글이 많았던 것일 거다. (싸이월드는 가능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페이스북은 절대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좋아하면 울리는>의 세계에서는 날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다. 바로 ‘좋알람’으로.

"지금 당신의 반경 10m 안에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좋알람의 세상

'좋알람'은 주인공 ‘조조’가 고등학교 시절 출시된 어플이다. '조알람’이라고 읽는다. 좋알람 어플을 깔고, 실행하면 나의 반경 10m 안에 날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올 경우 알람이 울린다. (단, 상대방도 좋알람이 깔아져 있어야 한다.) 이 앱이 감지하는 ‘좋아하는 마음’이란 연애 감정만을 말한다. 가족, 친구 간에는 울릴 수 없다.

좋알람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아직 연인이 없는 사람들은 누가 날 좋아하는지 알아 내기 위해, 그리고 커플들은 서로의 좋알람을 울려주기 위해 어플을 깔았다. 학생들은 ‘학교 복도/교실 길이를 이용해 날 좋아하는 사람 알아내기’등과 같은 팁을 꼼꼼히 찾아보았고, 복도를 걸어 다닐 때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무리 지어 다녔다. 누군가는 상대의 마음을 확인해 연인이 되었고, 누군가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사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다가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앱은 시간이 지나며 점점 주가가 높아졌으며, 이 앱을 활용해 진행하는 짝!짝!짝! 같은 막장 TV프로그램이 생기고, ‘안티 좋알람’과 같은 반대단체도 생겨났다. 사람들의 일상이 된 거다. 

보이는 것

이제 사람들은 마음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알람만 키고 있으면, 내 옆의 연인이 날 정말 좋아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더 이상 상대방의 표정과 말투, 행동을 관찰하며 끈질긴 추리를 하지 않아도 쉽게 보이는 거다.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때로는 잔인하다. 


하루에도 몇 십, 몇 백 번의 알람이 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빈 하트’만 바라봐야만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도 나를 좋아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마주하는 것이다. 나의 연인이 이제 더 이상 내 좋알람을 울려주지 못하는 현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조조의 좋알람은, 어떠한 계기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좋알람의 세상, ‘보이는 것’의 세상에서 이것은 치명적이다. 

조조는 자신의 좋알람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알람을 울려주고 싶은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조조는 빈 하트를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그의 모습이 안타깝다.



"알람이 울리지 않으면... 누구를 좋아하는지도 알 수 없게."

보이지 않는 것


좋알람의 세상에서, “너를 좋아해"라고 말하는 상대방의 말을 믿기가 쉬울까. 아니면 핸드폰 화면 속 빈 하트를 믿기가 쉬울까. 보이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렸는데,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란 너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생각해본다. 진심은, 보이지 않더라도 힘이 있다고. 

조조의 진심은 무엇을 울릴까.

현재 시즌 5까지 진행된 <좋아하면 울리는>. 몇 개월 뒤 시작될 시즌 6에서는 스토리가 절정에 달하며 더욱 흥미진진해질 예정이다. 천계영 작가님의 섬세한 캐릭터 묘사와 세계관은 정말 놀랍다.

밝고 당당하고 아름다운 조조와, 혜영이 선오 모두 행복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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