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 Of Mormon
숙소에 들어설 때만 해도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비라니... 하긴, 뉴요커에게 우산 따윈 필요 없지'
우선 생활하기 편하도록 이것저것 옷가지만 꺼내 두고 창밖을 봤더니 어느새 비는 그쳤다.
"봤지? 내가 이런 사람이야"
평소 여행에서 날씨운이 좋다는 걸 자타가 인정하는 나였는데, 공항에서부터 내리는 비에 친구의 타박이 여간 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제 반대로 내가 타박할 차례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핫한 곳으로 나를 인도하란 말이다"
대충 정리를 끝내고 향한 곳은 숙소에서 멀지 않은 유진 오닐 극장.
특별한 계획이 없는 여행이지만, 그래도 하나만은 일정에 정해두고 싶은 것이 뮤지컬 The Book Of Mormon이었다.
인기 있는 뮤지컬답게 할인표도 없고, 앞자리로 더 가자니 부담되고.
매번 보는 뮤지컬도 아니니 어느 정도 자리가 적당했는지 감도 없다.
"그래 처음 보는 뮤지컬은 무대가 전부 한눈에 들어와야 이해하기 좋아."
결국은 금전적 타협.
일주일 후로 티켓을 예매하고 극장 밖으로 나왔다.
"괜찮은 자리겠지?"
"적당해. 적당해"
"그렇지? 적당한 자리지?"
"아니, 가격이 적당해"
"내일은 없다. 오늘만 산다"던 어제의 우리는 어느새,
"인생은 길다. 무리하지 말자"는 오늘의 우리로 바뀌고 있었다.
그래도 기대되는 The Book Of Mormon
뮤지컬 티켓을 확인하고 유니언 스퀘어로 발길을 향했다.
'이제 뭘 해볼까?'
나는 이미 거대한 뮤지컬 속의 일부분이 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