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아온 May 06. 2016

수능 D-195

하기싫던 도중,

표지 출처- '초록창가'(악동뮤지션) 가사 일부, 네이버 캡쳐.



나의 마음을 복잡하게 하던 내신 시험이 끝났다. 고로, 나는 이제 수능 공부를 하면 되었다.


라고 마음먹은지 채 몇시간도 하지 않아서 어느새 나는 핸드폰을 붙들고 있었다.


최근 일주일동안 나는 공부에서 손을 떼다 싶이 했다. 평소에 적어도 8시간 하던 녀석이 일주일동안 5시간했으니 오죽할까. 그런 사람이 다시 공부를 한다고 하니 치명타가 컸다. 한번 페이스를 잃은것은 되돌리기 쉽지 않았다. 내가 평소에 페이스를 잃을것 같았던 초조해하는것 외에도, 페이스를 무너뜨리는것은 존재했던 것이다.


이러다가 안될것 같아 문득 생각난, 가고싶었던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17학년도 입시전형이 나온지 꽤되었지만 그 입학전형에는 내가 가고싶은 학과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여러번의 조사끝에 학교에서 학과들을 개편하여 내가 가고싶은 학과가 17학년도에 새로 등장한다는 것을 알고있었지만 입학전형에는 그렇게 뜨질 않았기에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했다. 갈 성적은 되지 않으면서 김칫국만 쭈욱 들이킨 셈이다. 하지만 뭐 어떤가, 그로인해 지금 현재 공부하기 싫은 현상을 타파할 수만 있다면 좋았다.


들어가자마자 보인건 2017학년도 입시전형. 당장 클릭하여 확인했다. 그리고 소리질렀다.

"엄마, 엄마! 이거 봐봐."

가고싶은 학과가 존재했다. 신설학과로. 이건 나에게 기회였다. 동시에 불행이었다. 신설학과는 대체로 첫시험은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점이 나에게 기회였고, 하필 그 학과가 소프트웨어 학과라는게 불행이었다. 작년까지만해도 소프트웨어 학과가 뜨는 편은 아니었다. 특정 학교 몇몇만 강할뿐 대체로는 그리 강하진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년도 초반 알파고 덕분에 소프트웨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가 높게 치솟았다. 한때의 유행, 정도로 치부한다면 다행이지만 전망도 밝고 정부에서도 지원이 시작하여 어찌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이점에서는 나에게 불행이었다.


하지만 이점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현재등급보다 2등급이 높건, 3등급이 높건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 시기에 딱 맞추어 내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는 노래가 있었다.


나는 노래듣기를 엄청 좋아한다. 하루에 적으면 2시간 많으면 8시간 이상씩 듣는다. 하지만 그 중 대부분은 k pop이 아니었다.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위안을 얻고는 하는데, 멜로디에서 위안을 얻기보다는 가사에서 주로 얻는 편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힘을 주는 노래를 찾는편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도통 이런노래를 찾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악동뮤지션의 새 앨범 수록곡을 듣게 되었다.

'오, 역시 악뮤. 멜로디 좋구만.'

하면서 듣기도 잠시뿐. '초록창가'를 듣고 나는 당장 가사를 찾아보았다. 온 몸에 전율이 쫘악 흘렀다. 나에게 위안을 주는 노래를 찾을 때마다 나오는 그러한 전율. 행복감. 몇번의 전율이 흘렀는지 모른다. 그리고 나서 나는 당장 공부를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 수능 D-20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