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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May 12. 2022

제주에서 출산을 결심한 이유

서울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닐 수도 있다


주간 백수부부 시즌7 37화 글쓴이 아내(망샘)




나는 제주에서 출산과 육아를 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육지에 있는 엄마들의 도움을 청하는 날은 오겠지만 우선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키워볼 생각이다.


쌍둥이(다태아)는 정부가 지정한 19대 고위험군에 속한다. 40주 만삭은커녕 36주 정도만 품어도 잘 키운 거라고 한다. 조산의 위험과 아기들이 작아 소아과 병동의 도움을 받아야 해 보통 대학 병원으로 많이 간다. 이곳에선 제주대학교 병원이 유일한 옵션.


조산기가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대학 병원으로 옮겨야겠지만 가능하다면 지금 다니는 개인 병원에서 낳고 싶다.

제주는 조리원이 가뜩이나 적은데, 거의 개인 병원과 연계된 곳이다. 대학 병원에서 낳으면 조리원의 선택지가 확 줄어든다. 하필 이곳은 몇 달 전 신생아 케어로 구설수에 올랐고, 제주대 병원 역시 얼마 전 불미스러운 아기 의료 사고가 있었다.




처음 찍어본 10주차 사진. 이렇게 보면 별로 안나온 것 같은데 배가 많이 나왔다. 이제 버클있는 바지는 못입는다.



당연히 친정 근처에서 낳을 거라고 생각한 가족과 친구들. 제주에서 낳을 거라고 하자 몇 번 설득도 했다. 심지어 지금 다니는 산부인과는 집에서 차로 40분인데, 친정에서 차병원까진 10분이다. 좋은 병원 놔두고 왜 굳이 시골에서 낳으려고 하는지 의아해했다.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도시라고 다 좋은 게 아님을 알았기 때문. 작년 말부터 나는 사랑니 발치로 깨나 고생을 했다. 다니던 치과마다 사랑니를 문제 삼았다. 사랑니도 썩었고, 그 옆 어금니도 충치가 생겼으니 대학병원에서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까지 들었다. 치과 다섯 군데를 전전하고 마지막 희망인 제주 맘카페에서 추천받은 치과에 갔다.


그런데 웬걸, 임플란트 이야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더니 수월히 치료를 진행해주셨다. 긴장했던 사랑니도 5분 만에 쓱 뽑아버리셨다. 다른 치과와 달리 충치 자리에 금이나 크라운도 권하지 않고 보험이 되는 걸로 해주셨다. 이후 지방 의료에 대한 불신이 싹 가셨다. 오히려 도시에 사는 사랑니 발치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인들에게 제주도 의료 관광을 권유할 정도로 믿음이 생겼다.




읽고나서 육아,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 고마운 책 <밀레니얼 패밀리의 탄생>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나을 수 있다. 크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작은 병원에서 오랜 경력의 원장님을 만나는 게, 큰 대학 병원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 손에 맡겨지는 것보다 낫다.

지금 다니는 산부인과도 내가 갔던 치과의 느낌이 난다.

맘카페에서 칭찬이 자자한 곳은 다 이유가 있다.

제발 큰 이벤트 없이 주수를 잘 채워 지금 병원에서 출산하고 싶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입덧 기간의 소울푸드로 물냉면이 등극했다. 양이 늘어 간식으로 먹는게 흠이다. 냉면 맛집은 왕복 1시간 거리라서 풀무원 냉면으로 대안을 찾았다. 훌륭하다!




채식 지향 식단도 임신과 동시에 포기했다. 동생이 보내준 상품권으로 오랜만에 한우 플렉스를 했다 & 임신하고 식성이 변했다. 만두를 안 좋아했는데 요즘엔 거의 격일로 만두를 먹는다







요즘엔 종종 핫초코 생각이 나서 스타벅스 드라이브쓰루로 받아왔다& 결국 참지 못하고 한치 회를 사왔다. 술, 담배만 아니면 괜찮다고 한다! 다행히 아무런 탈이 나지 않았다.



오일장이 서길 손 꼽아 기다렸다 오뎅과 호떡을 사먹는 우리




아직 컨디션이 좋아 수업을 하고 있다. 끝나면 좋은 에너지를 받아 활기가 돈다. 정말 좋은 직업이다




오랜만에 성읍 <옛날팥죽>에 다녀왔다. 이 집 시래기국밥은 예술이다




다만 흡입해서 그런지 배가 금방 꺼져 기름진 호떡까지 먹어줘야 든든함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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