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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으면 보이는 것들

 "신은 두 가지 질문을 하는데, 대답에 따라서 천국에 갈지 말지가 정해진다고 하지. 첫 번째는 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 두 번째는 자네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는가. 대답해 보게". 영화 <버킷리스트>에 나오는 대사다. 영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 카터와 애드워드가 자신이 작성한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하나씩 실행에 옮기면서 잃어버렸던 삶의 열정과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간다는 내용이다.  

    

에세이는 작가 자신이 경험하고 바라본 삶의 모습들, 일에 대한 마인드, 자신이 바라보는 사물과 환경에 관한 생각, 사람들과의 관계등 마치 삶의 버킷리스트를 이뤄가는 과정 등이 담겨있는 글이다. 2023년 새해의 계획과 함께 많이 생각해보는 주제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를 반영하듯 신년 베스트 셀러 상위권의 책들의 주제이기도 하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은. 30년간 정신분석 전문의사로 일하고, 22년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김혜남 작가가 던지는 삶의 화두다. 저자는 일이든, 취미든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에 자신을 다 던져보라고 조언한다. 미치도록 무엇엔가 열중했던 경험이 훗날 살아 있음의 환희를 안겨줄 것이라 말한다. 실제 10가지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집중했다. 그런결과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서 다섯 권의 책을 더 썼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삶이 두려움도 극복해준 것이다. 현재는 버킷리스트에 연연하지 않고 몸과 삶이 허락하는 대로 흘러가듯 살고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루에 충실하고 행복하면서 지내는 삶에 대해서 말한다. 내가 다시 40살이나 인생의 어느 시기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생에 감사해》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김혜자의 ‘인생 영화’ 같은 책이다. 배역을 맡으면 대본 속의 ‘그 사람’ 되고자 수백 번을 연습하고 암기하며 죽을 듯이 연기했다고 한다. “내가 맡은 배역이 아무리 인생의 속박에서 고통받는 역이라 해도 그 속에 바늘귀만 한 희망이 보이는가, 그것이 내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라며, 생의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는 "삶의 이유와 목적, 치열함, 인생" 등이 담겨있다.     


에세이 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학생님》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작가의 사진 에세이다. 38년 11개월 동안 교원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실행하며 얻은 배움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정년퇴직하면서 평생 수집한 작품 105점을 기부하는 ‘희망 나눔 전시회’를 열고, 기부금을 여러 기관에 전달했다. “평범한 스승은 말을 하고, 좋은 스승은 설명하고, 우수한 스승은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감화를 준다.”라는 마음으로 새기는 글과 함께 배우는 이들을 모두 학생님이라 호칭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읽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글은 저자의 생각을 담는다. 에세이에는 생각과 행동 그리고 마음이 담담하면서도 솔직하게 담겨있다. 좋은 에세이를 새해에 읽는 것은 ‘나는 올 한해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해준다.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내가 살고 싶은 시간을 미리 볼 수 있게 편하게 도와주는 글이 에세이다. 좋은 에세이로 새해를 시작해보기를 추천한다.


추천도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지음 / 메이븐) 

《생에 감사해》 (김혜자 지음 / 수오서재) 

《학생님》 (기동환 지음 / 더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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