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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종현 Apr 27. 2021

일을 하며 재산을 불리는 현명한 방법(1)

현재가 된 일의 미래 : Future of Work 3

코로나가 한참이던 작년을 지나 올해 들어오면서 유독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재테크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파트 투자로 몇억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면 올해 들어서는 테슬라 주식으로 대박이 났다거나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으로 대박이 나서 대기업을 그만두었다는 기사들도 여기저기 뉴스로 나온다. 또한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나만 소외될 것 같은 두려움에 충분한 공부 없이 주식이나 코인에 몰빵 투자를 했다가 큰 손해를 봤다는 사례는 더 많이 들린다. 투자 열기를 더 뜨겁게 달구는 중심에 파이어족들이 있다.


파이어족이란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을 토대로 조기 퇴직(Retire Early)을 희망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본래 30대 말,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조기 은퇴를 하겠다는 목표로 20대부터 소비를 줄이고 수입의 70~80% 이상을 저축하는 등 극단적인 절약을 실천하는 이들을 가리켰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파이어족이 나타난 것이다. 파이어족은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젊은 고학력·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그들은 돈을 얼마나 모으면 된다고 생각할까? 매년 필요한 생활비의 25배를 모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파이어족 사이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보통 미국 파이어족들은 매년 생활비를 4만 달러를 잡고 그 25배인 100만 달러, 우리 돈 약 12억 원을 은퇴 기준으로 삼고 있다. '백만장자'라는 이야기도 실은 미국 100만 달러 기준인데 부동산 같은 자산은 포함이 안되고 주식, 현금, 예금 등 순수한 금융자산만을 말한다. 주변에 10억이 넘는 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은 많을지 몰라도 주식을 포함한 금융자산으로 10억 이상을 갖고 있는 백만장자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백만장자가 2020년 기준 90만 8000명이라는 통계가 있다.


이렇게 10억 원이 넘는 돈을 월급으로만 모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서 '한국형 파이어족'이 코로나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과 초저금리를 이용해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등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정석 투자에서 몰빵은 금기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선 영혼까지 탈탈 털어 끌어모은 빚으로 어딘가에 몰빵을 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받는다. 영끌·빚투의 주력은 20∼30대다. 자산을 형성할 시간이 없었기에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NH투자증권 100세 시대연구소가 국내 MZ세대(만 25~39세) 투자자 253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5.9%가 '조기 은퇴를 꿈꾼다'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13억 7000만 원의 투자 가능 자금(집값 제외)을 모아 평균 51세에 은퇴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자금을 모으기 위한 주요 투자 수단으론 주식 (92.8%) 예·적금 (63.9%) 부동산 (43.2%) 펀드 (38.5%) 가상화폐 (19.3%)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수십억을 벌어 퇴사를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 올해의 베스트셀러 중의 하나인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이란 책에서 이런 주제를 다룬다.(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내가 좀 더 젊었을 때 이 책을 봤었다면 하는 생각을 반드시 할 것이다.) "100억을 상속받았는데 절대 잃지 말라는 유언이 붙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100억 원이란 돈은 일반적으로 아무나 쉽게 벌 수도 없으며 하루에 100만 원씩 30년을 모아야 만들 수 있는 거금이다. 부동산을 사서 임대료를 받는 방법이 괜찮을 것 같지만 건실한 세입자를 만나야 하고 세금과 공실율까지 감안해야 한다.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를 하면 많은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변동성이 커서 큰 손실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절대 잃지 않고 원금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저축을 해서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은행 예금이 가장 좋은 방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이자율이 대부분 1%가 안되어 2020년 4월 KB국민은행 1년 만기 상품 0.8%에 예금을 했다면 100억 원 이자는 8000만 원 정도, 15.5% 이자세 과세 1232만 원을 제하면 6768만 원이 된다. 한국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조사에 나온 자료를 보면 최근 5년의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1%다. 100억 원에서 물가상승률만큼, 원금에서 평가절하를 해야 한다. 그나마 평균보다 적었던 2019년도 물가상승률 0.4%를 감안해도 100억 원에서 4000만 원을 제해야 한다. 결국 276만 원 급여 생활자의 생활태도를 넘어서는 순간 재산이 하향할 수 있다. 믿을 수 있는가? 하지만 사실이다. 결국 나에게 276만 원의 정기적인 수입이 있다면 100억 원을 가진 자산가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이다. 정기적인 수입의 중요성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당신의 직장에서 받는 월급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저금리 시대에서는 정기적이고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은 보통 그 액수의 100배 규모의 자산의 힘과 같다.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집중하면서 업무를 소홀히 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0’에 따르면 투잡족은 10.2%로 2018년(8.1%)보다 2.1% 포인트 늘어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회사원 10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부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직장인의 87.2%는 직장에 알리지 않았다. '투잡(Two Job)'이라는 단어로 구글링을 해보면 현실적인 투잡·부업 찾기, 직장인 스마트스토어 투잡, 비대면 시대에 딱 맞는 투잡,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33가지 투잡 총정리, 직장인 투잡으로 월 500만 원 이상 더 버는 방법 등등 블로그나 유투브에 콘텐츠가 넘쳐나고, 프리랜서 마켓플레이스인 크몽 등의 앱도 그 어느 때보다도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투잡을 넘어서 'N잡(N Job)'의 시대라는 것이 대세이다. 이미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한 조직에 정규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 단기 계약을 통해 여러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노동자들이 늘어나는 트렌트를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고 부르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더 다뤄보기로 하자.


“평생직장도 없지만, 죽도록 일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은퇴를 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일과 직장에 대한 가치관 변화일 것이다. 과도한 업무와 우리 사회의 비합리적인 조직 문화도 사람들이 일찍 은퇴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경제적 자립'이라는 말이 크게 와 닿아 파이어족이 되기로 결심한 직장인들이 퇴근 후 1시간씩 관련 서적을 읽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주식을 공부하고 있다. 택시 이용을 줄이고 믹스커피를 마시는 등 소비를 줄이려는 소소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근로소득에 비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소득의 상승률이 너무 높아지다 보니, 조급한 나머지 더 빨리 돈을 벌기 위해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경우도 늘었다. 이러한 경우 24시간 휴일도 없이 거래가 되고 하루에도 50% 이상 등락 할 가능성도 있다보니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오래전부터 대기업들에서는 업무용 PC로 주식이나 업무에 관계없는 사이트를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였는데 그것은 보안이라는 명목 아래 공공연히 해왔던 정보 차단 방법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모든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며 주식과 가상화폐 트레이딩도 모바일로 되는 세상에서 외부 정보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네이버'앱으로 쇼핑을 하고 '토스'앱으로 주식거래를 하고 곧 '카카오페이'에서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구매할 세상에 살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가 일반화 또는 확산되어 가는 추세에선 더더욱 직원 개개인의 업무 상황을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어렵게 될 것이다. 일례로 재택근무 중에 마우스 움직임이 없으면 자리비움 시간으로 체크해서 직원 개개인의 업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자동으로 마우스가 일정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개발되었다고 하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문제 제기만으로 서론이 길었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일까?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업무에 집중하면서도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리고 재테크는 직원들의 사적인 문제로만 놔두고 회사는 업무에 집중하라고 강요만 해야 할 것인가? 이제 회사의 역할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가? 직장인들에게 이제 직장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인가?


정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민해 볼 여러 이야기를 다음 편에서 다루기로 하자.




참고 및 인용

"코인 투자로 650억 대박" 삼성전자 파이어족 소문의 진실

"13억 모아 51세 은퇴"...'파이어족' 꿈꾸는 MZ세대

"24시간이 모자라”⋯ 비트코인 열풍에 잠 못 드는 직장인들

"40살에 은퇴합니다"…'파이어족' 꿈꾸는 사람들

투잡? 아니, 이제는 N잡의 시대!

돈의 속성 _김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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