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1950카페에 찾아온 손님과 요즘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뜻밖의 피드백을 받았다.
"엄청 사치를 부리셨네요.
요즘 내가 하는 일 중에 하나는 교회에서 영상을 만드는 일이다. 그 영상을 보던 중에 나온 반응이었다. 스승의 날 영상이었는데, 3일 정도 선생님들 모습을 따라다니며 영상을 담았다. 그냥 아이들의 '감사합니다 선생님"을 모아놓은 영상이 별의미가 없어서 자발적으로 만든 영상이었다. 영상을 보고 눈물을 살짝! 보이셨다;;
돈을 받고 만든 영상이 아니었다. 물론 교육위원장님의 부탁을 받았지만, 쓸데없이 고퀄이었다.
그리고 이 영상을 시작으로 "사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배우 윤여정 선생님은 에르메스를 모으는 게 취미라고 하신다. 그런데 영화 미나리에 출연하시면서 말도 안 되는 개런티를 받았지만, 그것이 윤여정 배우의 사치 로움이었다.
비싼 상품을 내 마음대로 사는 것, 자기의 분수보다 조금 무리해서 사는 것들을 일반적으로 '사치'라고 한다.
왜 사람들은 사치를 하고 싶어 할까?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에는 나도 한번 사치를 하고 싶은 것 아닐까. 돈 생각하지 않고, 엄청 좋은 곳에서 밥을 먹고, 갖고 싶은 차를 사고, 집을 사겠다는 소비의 사치.
소비의 사치
나는 이것을 "소비의 사치"라고 정의하고 싶다. 비싸고 좋은 걸 경험하거나 소비로 채우려는 사치이다. 하지만 이런 소비의 사치는 만족감이 떨어진다. 더 좋은 것, 더 비싼 것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만족감이 있는 사치도 있을까?
가장 사치로움에 가까운 사치는 무엇일까?
가치의 사치
나는 그것을 "가치의 사치"라고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재능과 시간, 돈에 상관없이 투여하는 행위,만족감을 주는 사치가 "가치 사치"일 것이다.
사람들은 때론 봉사를 하며, 자신의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쓰며 행복감을 누린다. 그것은 돈으로 소비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최근에 유튜브 알고리즘에 나온 Mr.Beast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영상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에게 팁을 얼마까지 받아봤냐고 물어보고, 그냥 그 사람에게 차를 팁으로 선물하는 영상이었다.
나는 그의 사치로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았다.(그것이 연출이 아니라면... )
Mr.Beast의 사치는 종업원의 노동의 대가를 자신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사치로움을 보여준 것이다.
사람들이 내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동네일"을 한다고 말한다. 흔히 내 이야기를 들은 분들은 영화'홍반장'을 떠올리며 말하곤 한다.
동네 분들이 길 이 어둡다고 해서, 긴 스트링라이트(일명, 오징어등)를 거리에 달았다. 어린 시절 김포의 교보문고 같은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 서점을 문화공간으로 다시 리뉴얼했다. 동네에 작은 미술관을 만들기도 하고, 1920년대의 여인숙을 문화공간으로 바꾸기도 한다.
나는 부자가 아니다. 오히려 가난함에 가깝니다.
이런 내가 김포의 북변동 작은 동네를 살린다고 하는 것은 지역을 살린다는 강한 사명감과 책임감인줄 알았다. '동네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인 줄 알았다.
지금에서야 안 사실은 이것이 나의 '사치로움'이었고, 돈과 상관없이 행동한 '가치의 사치'였다.
쓸데없는 고퀄, 재능낭비 이런 단어들이 결국은 가치의 사치였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