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에 관하여
내 안에 웅크린 고립의 섬 하나
바다를 사이에 두고
너와 나 사이 경계를 짓는다
바다를 칼질하여 벽을 허물려는 너
또다시 섬을 쌓는 나
네가 파도를 헤치고 닿으려 하면
등대의 불빛 수면 깊이 잠을 재우고
다가온 거리 만큼 뒷걸음 친다
불 꺼진 바다 길 잃은 너
상심한 너는 수면 위 떠있던 마음 거두고
섬의 어깨 가늘게 흐느낀다
홀로 선 등대는 말이없다
왜 나는
너와 나사이
닿을 수 없는 거리 만들어
스스로 고독을 끌어안을까
오늘도 나에게 되뇌어 본다
별이 저토록 아름다운 건
보석처럼 보이는 떨어진 거리에 살기 때문이라고
사람과 사람사이 그리움의 간격 만큼만 다가 가자
머뭇거림이 머무르는 그 거리 만큼만
By 한 인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