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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환멘토 Feb 15. 2016

치킨테크를 아시나요?

직업선택이 어려운 이유

<치킨테크>

치킨테크는 이 시대 한국인의 경력단계를 풍자한 유머 이다.

한때 인터넷에 유행하던 ‘치킨테크’ 라는 ‘짤’이다. 이 사진에 따르면 전공이 무엇이든 간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 세대의 삶은 ‘아사’하거나, ‘치킨집’을 차리는 걸로 귀결된다. 


이 자조적이고 씁쓸한 정서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맹목적인 직업생활이 아니라, '천직'을 찾고 이를 통해 자신의 비전을 중․장년기에도 펼쳐나갈 수 는 없는 걸까? 이런 현실 깊이에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숙고가 없는 사회적 풍조가 저변에 깔려있다.


2013년 OECD 국가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24위이다. 조사대상 국가가 36개국 인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은 행복보다는 불행에 가까운 나라이다. 이 중 직업에 대한 행복도가 다른 척도들을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 


직업의 행복도가 낮은 것은 직업만족도가 낮다는 것이고, 잘못된 직업선택에 따른 이유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직업의 선택은 직업을 ‘천직’이 아닌 생계를 위한 ‘밥벌이’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진로 시스템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Rice Work(라이스 웍 : 생계를 위한 일) ;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한다. 이것은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강력한 명제이다. 그리고 생계라는 미명 아래 우리는 불행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다른  사람처럼’

사실 가장 말단적 원인은 한국의 교육시스템부터 있다. 

한국인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할 때 보다. ‘다른  사람처럼’이라고 할 때 더 안심한다. 근본적으로 한국의 교육이 같은 인간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처럼’의 정서는 한국사회의 쏠림현상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인기 있어 보이니까.” “멋있어 보이니까.” “많은 사람이 선택하니까.” 이런 이유들로 자신의 가치가 아닌 타인의 가치에 의한 선택들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쏠림현상은 사회나 나뿐 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또 하나 획일적 기준에 따라 성적을 나누고  서열화시키는 경쟁위주의 교육은 창의성과 인성을 말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시스템은 차별화되고 자기주도적인 진로탐색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정작 사회에 나가서 필요한 인성과 직무능력은 제대로 갖추질 못하게 한다.



지엽적인 문제들


학벌주의

흔히들 성적에 맞추어 대학과 학과를 고른다. 그리고 그런 대학입시의 습관은 취업시장에서도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기업과 대학은 다르기 때문에 취준생 입장에서 좀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 극도의 이익집단이다. 대학이 명예를 중시한다면, 기업의 개인의 생산성을 중요시한다. 기업의 구성원인 근로자로 인해서 수익이 발생하여야 한다.


그런데 취준생들은 자꾸만 학벌에 따라 기업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상담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지방대생들은 자격지심에 대기업에 지원을 회피하곤 했다.

도대체 학벌과 생산성은 무슨 상관성이 있다는 말인가?


행여나 기업에서 직무능력이 아닌 학벌이나 스펙을 기준으로 채용한다면, 그 인재가 적합해서가 아니라 지원한 인재들의 변별성이 없거나 지원자가 너무 많아 인사팀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스펙 기준으로 자르는 것일 뿐이다. 만일 다른 지원자보다 높은 생산성을 증명할 수 있다면 생산성 높은 인재를 안 뽑을 이유가 없다.     


맹목적 조급함

우리 사회에서는 직업에 대한 고민은 성적과 스펙을 올린 뒤로 미뤄도 된다는 논리가 성행하고 있다. 그리고 행여 남에게 뒤질세라 조급해하며 스펙 쌓기 경쟁을 한다. 그러다 보니 진로를 결정한 후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스펙을 쌓고 그것에 맞추어 직업을 고르려 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직업을 선택하면 나중에 후회할 확률이 아주 높고 인생이 고통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


진로설정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진로설정이 되어야 그 진로에 필요한 경험과 스펙을 구분할 수 있고 계획적인 스펙 설계가 가능하다. 스펙은 많은데 막상 지원분야의 필요한 스펙이 없는 경우가 이런 경우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방향이 결정된다면 속도는 방향을 따른다.

결국 진로설정이 선행이 되지 않으니 스펙 로드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열심히 바쁘게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막상 취업시즌이 되면 불안하기만 할 뿐이다.


쏠림현상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 현황에 따르면 자연계 응시자 비율이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공계  쏠림현상뿐 아니라, 대기업 쏠림현상, 공무원 쏠림현상 등 한국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쏠림현상이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여러 가지 이유를 동반하지만 20세기 직업학의 선구자였던 윌리암슨(Williamson)이 말한 ‘현명하지 못한 선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자신의 흥미와 적성과 관계없는 직업목표를 가지며, 직업에 대한 특권의식과 같은 오해와 정보의 결핍으로 인해 자신과 맞지 않은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이다. ” 


윌리암슨의 말을 우리 사회 측면에서  해석해보자면 ‘꿈’이 없기 때문에 흥미와 적성과 관계없는 자신의 기준이 아닌 타인의 기준으로 직업목표를 가지게 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상담현장에서 만난 내담자들의 경우 자기 주도적으로 학과나 진로를 선택한 학생은 50% 정도밖에 안 되었는 데  그중 직업적 오해나 인기를 가지고 선택한 인원이 50%이니 자신의 진로에 숙고를 통한 선택은 30%가 체 안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숙한 진로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첫 번째 ;  인기와 안정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취업난과 고용의 불안전성 그리고 무거운 업무강도, 이러한 것들이 대한민국의 취준생들을 인기와 안정적인 직업에 몰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미 달라졌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사라지고 손쉬운 해고, 성과주의, 계약 근로가 노동시장의 트렌드가 된지는 벌써 오래전이다. 전문직도 무한경쟁체제로 치닫고 있다.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의사마저도 100% 취업이나 대우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다.


설령 지금은 안정적이라고 한다 한들 취업 후 환경이 변화될 수 도 있다. 그래서 회사가 아닌 '직무'와 '산업'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직업에 대한 인기와 안정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두 번째 ; 자신에 대한 이해

자신에 대한 이해는 직업선택의 첫 단추이다. 흥미, 적성, 성격, 가치관 등의 자신의 특성이 먼저 파악되어야 한다. 요즈음은 직업심리검사가 잘되어있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자신의 특성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것을 바탕으로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리고 싫어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표준화된 심리검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직업선택의 최종 결정은 자신이 하는 것이며, 이에 대한 결과도 자신의 지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내재되어 있는 진정한 '자신의 욕구'를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세 번째 ; 꿈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직업적 꿈과 비전을 갖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또한 자신의 숙고를 통해 만들어진다. 혹자는 "나는 꿈이 없어요." "꿈을  갖는다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이렇게 말할 수 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권하는 건 불행한 날을 줄이기 위해서다. 


직업, 꿈, 비전은 하나의 유기체이다. 꿈이 있어야 직업 선택에 어려움이 없다. 직업이 선택된다면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과 비전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이기도 하며,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기도 하다. 


네 번째 : 타협과 포부 그리고 전략

꿈과 현실은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과의 어느 정도의 타협이 필요한 것이고, 자신이 처한 입장에서 직업적 포부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애써 꾼 '꿈'마저 포기하란 뜻은 아니다. 비록 현실적으로 눈에 잡히지 않더라도 꿈은 꿈대로 꾸어야 한다. 


전략 필요한 이유는 꿈과 목표가 정해진 이에게는 경력개발의 경로를 설정하기 위해서이고, 그렇지 않은 이에게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일정 시간을 지속적으로 꿈에 대한 투자를 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으로 경력을 개발하는 경로를 설정해야 한다. 꿈은 실현 가능성의 차이에 따라 성취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꿈이 지나치게 허무 맹랑하지만 않다면, 꿈을 놓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적어도 꿈이 없다는 이유로 '치킨집'을 차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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