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라운지 이야기
건축정보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에이플래폼은 우리네 건축과 도시를 만드는 건축가와 함께 보다 나은 건축문화 그리고 건축의 경계를 확장하여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시작된 기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건축가분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무소 별 브랜딩, 국내외 홍보, 각종 시공/자재/설비 및 건축중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에이플래폼은 2년간 전국을 돌며 약 400여 명의 건축가를 직접 만나 대한민국의 건축문화와 젊은 건축가들의 업무환경과 미래, 그리고 건축계의 현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만난 건축가 중에는 독립하기 전부터 자신만의 스토리를 쌓아온 건축가부터 20년 이상 건축업에 종사하며 후배 건축가를 위한 터를 닦아온 건축가, 마을건축가로 활동하며 도시재생에 힘쓰는 건축가와 사무실을 마을사람들에게 내주어 공동체를 이어가는 건축가까지 다양합니다.
이렇듯 수많은 건축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많은 건축가들로부터 독립을 하기 전 혹은 독립을 하면서 겪는 사무소 공간확보와 경영, 네트워킹, 사회참여와 브랜딩, 독립 후 업무수주에 대한 어려움 등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묵묵히 감내해왔던 문제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사업체를 차린 독립 건축가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요청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건축가들과의 네트워킹'. 신생 건축사사무소에는 업무수주가 가장 절실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예상은 빗나갔고, 생각보다 많은 수의 건축가들이 네트워킹을 통해 함께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획득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온라인 건축플랫폼으로 시작하여 2016년 겨울부터 일반인과 건축학도를 대상으로 하는 건축문화학교와 세미나 등 오프라인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일반인과 건축가, 건축학도가 함께 어울리고 정보를 나누며 소통하는 하나의 장소(Place)가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건축계에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고정된 장소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관을 통해 진행되는 일회성 이벤트는 대개 건축인들끼리의 행사이거나 집짓기 등 단일목적을 갖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건축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정한 장소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참여자들이 일상적으로 들어와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 건축가와 건축학도의 일상적 스침
- 카페를 가듯 맘 편히 건축가를 찾는 가벼운 발걸음
- 출근 중 자연스레 둘러보는 건축전시
- 입주자 사이 정보교류와 협업
- 사회참여와 네트워킹 기회의 확대
등등.
이를 통해 건축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상호이해와 공감의 장소가 마련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닿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당시 분위기도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처럼 거대 자본이 리드하는 대형 공유오피스에서 사회적 기업이나 소규모 기업이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버티컬하게 담아내는 소규모 공유오피스로 시장 분위기가 넘어가던 시기입니다.
실제로 에이플래폼 또한 2017년 초, 약 5개월 동안 문래동에 있는 예술가들을 위한 공유오피스인 '아츠스테이'에 사무실을 두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대형 공유오피스처럼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담한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고 친밀하게 맺어지던 관계. 단순히 한 공간에 있다고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네트워킹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국의 특성상 오히려 아츠스테이에서의 경험은 버티컬 영역에서 공유오피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 많은 인사이트를 던져주었습니다. 이렇게 건축코워킹센터에 대한 아이디어가 조금씩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 공유오피스? 전시공간?
- 입주대상은 누구이고 왜 코워킹센터를 만들고자 하는가?
- 갈수록 치열해지는 공유오피스 시장에 굳이 뛰어들 필요가 있는가?
- 세무회계, 법률, 노무 관련 지원이 건축가들에게 왜 필요한가?
- 온라인과 오프라인 네트워킹의 차이는 존재하는가?
- 이미 선배 사무실에 책상 하나 두고 사업을 하는 건축가가 많은데 공유오피스가 꼭 필요한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에서 우리의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단순히 공간제공이나 경영지원, 네트워킹 수준을 넘어 건축에 관계된 다양한 참여자들이 이곳에서 건축과 도시를 이루는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성장하고, 향후 대한민국 도시 곳곳에 뿌리내려, 보다 나은 건축문화를 위한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합니다.
더불어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건축의 경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그리는 건축문화의 장 (field)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2부에 계속~
행복한 추석연휴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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