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이 건축사사무소
피앤이 건축사사무소 양승은, 배정혜 건축가
인터뷰. 김민정
사진. 에이플래폼 김형래
“사람과 환경, People and Environment. 그 약자가 P&E입니다.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까지 고려하는 건축을 하자는 의미로 지었죠. 이 두 가지 키워드는 늘 가지고 건축 작업을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사람과 환경, 항상 두 가지 키워드로 피드백을 하고 반성하는 건축가. 양승은, 배정혜 소장을 만났다. 양승은 소장은 서울에서 아키플랜을 포함한 여러 사무소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뒤 양산으로 내려와 2014년 P&E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서울에서 일을 할 때 항상 큰 규모의 조직에 있었는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축을 하고 싶다면 창업밖에 없겠구나 싶어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사람과 주거에 대한 관심과 갈망으로 양산에 내려온 뒤, 좋은 건축주들을 만나 자리를 잡았다는 양승은 소장의 말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준비 하나 없이 내려왔다는 건축가의 말과는 달리 양산에서 단단히 자리매김한 사무소는 양산, 울산, 창원 그리고 부산을 아울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 밀착형 아뜰리에
“서울에 있을 때는 전국을 다 커버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내려오니까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어요. 이러면 가장 좋은 점은 현장에 더 밀착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거죠. 현장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고,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좋은 건축은 건축주가 만족하는 건축’이라는 생각으로 양승은 소장은 항상 건물을 쓰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충분히 되어있는지 살펴본다. ‘현장 밀착형’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기회가 될 때마다 예전 건축주의 집에 들러 잘 지내시는지 살펴보고, 최대한 건축주의 입장으로 건물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출장길에 통영 가다가 시간 되면 잠깐 창원에 들러서 예전 건축주가 계시면 뵈기도 하고, 이후 모습도 좀 확인합니다. 건축주가 편히 살고 있는지, 정말 만족을 하는지가 가장 1순위거든요.”
현장이 가까우니 그만큼 자주 시간을 내어 건축주와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 현장 밀착형 아뜰리에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다. ‘건축의 완성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 현장에서 소통이 한 번이라도 더 있어야 한다’는 양승은 소장의 생각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운영하는 블로그에도 수시로 현장 사진이 올라오곤 한다.
“처음에는 일기 쓰듯이 블로그를 운영했어요. 작업 과정이나 작업 내용에 대해서 글을 적어 놓곤 했는데, 점점 쌓이면서 지금은 사진도 좀 정리해서 올리고 시공 과정도 기록하게 됐습니다. 제 일기장이면서 동시에 건축주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요. 스터디하는 내용도 담아놓고, 건축주 하고 이야기하면서 띄워놓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
주택과 상가주택
P&E의 작품에는 주택과 상가주택이 대다수이다. 건축주를 위한 공간을 최대한 반영하는 일반 주택과는 달리, 수익을 내는 게 주 목적인 상가주택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임대 수익성 등을 위주로 지역을 분석하고 주변보다 매매가 잘 되도록 차별성을 두는 데에 초점을 맞추며 설계를 진행한다. 건물을 사용성뿐만 아니라 수익성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P&E 건축사사무소의 사무실도 직접 설계한 상가주택이다. 1층은 임대, 2층은 사무실, 그리고 그 위로 주거공간을 두었다. 실제로 상가주택을 짓고 살다 보니 여러 가지 장점이 있었다. 모델하우스처럼 비슷한 공간을 제시할 때, 그 예시 공간들을 직접 살펴볼 수 도 있고, 상가주택을 이용하는 건축주로서 공사 진행 시 어려웠던 경험을 토대로 상담을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건축주의 입장이 되어보니까 이 전보다 더 공감하게 돼요. 어떤 부분들이 중요했고, 그때 오갔던 말들이 ‘아, 이런 마음으로 말씀하셨구나.’ 하고 깨닫기도 했죠. 직접 계획한 집에 살아본 적은 처음인데, 이런 공간을 계획했을 때 이런 느낌이 나는구나- 어떤 장단점이 있구나. 그런 걸 절실하게 느낍니다.”
건축주의 어려움을 풀어주고자, P&E 건축사사무소는 상담을 진행할 때 설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부터 인테리어 설계도 함께 진행하여 공간의 의도나 분위기를 최대한으로 풀어가려 노력한다. 배정혜 소장이 건설관리와 인테리어 분야를 맡아서 서로가 크로스 체크가 되는 것이 큰 강점이 된다. 시공사 코디네이팅은 프로젝트에 맞는 업체를 선택해서 최선이다 싶은 업체를 추천하고, 비교 견적을 통해 검토를 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똑같은 설계 내용으로 해도 시공업체마다 견적 내용이 다 다르거든요. 왜 금액이 차이가 나는지 설명을 드려야 하죠. 견적서 내용만 봐서는 전문적 용어가 많아서 건축주들이 알아보기 힘들어요. 저희가 내용을 보고 개별 검토도 해 드립니다.”
인테리어도 전담 직원과 함께 섬세하게 작업을 진행한다. 공간의 의도나 분위기, 건축주가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잘 담아내기 위해 설계 초기 단계부터 인테리어 계획을 함께 시작하는 것이다. 소규모의 인원으로 운영하는 아뜰리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조이다.
“현장과 소통이 한 번이라도 더 있어야 좋은 건축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소 규모는 더 키울 생각이 없어요. 제가 직접 갈 수 있는 지역에서 설계하면서 좀 더 P&E만의 색깔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주거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하면서 스스로 역량을 좀 더 키우는 게 가장 큰 바람이죠.”
'사람들이 자주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박공지붕도 드러나지 않을 수 있나요?'
건축주는 원하는 바가 뚜렷했다. 모던하고 갤러리 같은 집. 전면 창과 이어지는 마당은 자유롭게 모임을 가질 수 있길 바랐다. 그 요구사항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계획안은 정돈되었다. 전면 창에서 불편한 점들을 건축적으로 해결하고, 지구단위 지침에 있는 박공지붕이 일상적으로는 눈에 띄지 않게 디자인했다. 바람을 하나씩 실현시키면서 계획안이 나왔다.
“항상 건축주의 바람과 예산 베이스 내에서 최선 안을 내려고 합니다. 거기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하나씩 해결하고요. 누구보다 건축주의 만족도가 높은 쪽으로 우선순위를 두면서,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나가죠. “
'어디서 봐도 건물이 기억에 남게 지어졌으면 좋겠습니다.'
6m 도로와 맞닿는 대지는 8m뿐. 뒤로 길게 뻗은 대지에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현장을 걸으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시선의 축을 옆에서 보는 방향, 정면, 반대 방향으로 틀었습니다. 사람의 시선이 파노라마로 보는 것을 건물에 대응한 거죠.”
15도씩 비틀어진 입면에는 발코니가 생기면서 정리되었다. 네 가지 표정을 가진 건물이 되어, 도로를 따라 걸으면 어느 방향에서든 정면을 마주 보게 되는 The Facade는 <2018 부산다운 건축상> 동상을 수상하였다.
"직주 일체, 그 로망과 실현. 오래전부터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건축주가 되는 로망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로 저희 출퇴근 시간 대신 여가생활을 가능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성안동 상가주택 The Edge House는 P&E 건축사사무소의 사무실 겸 두 소장의 자택이다. 직접 설계한 집에 살아보는 경험은 두 건축가에게도 처음이다. 1층에 임대 점포, 2층에 사무실과 원룸, 그리고 그 위에 주거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 블록에서 가장 협소한 사다리꼴 형태의 대지. 임대점포, 사무실, 그리고 주거. 작은 대지 안에 많은 기능을 담기 위해 고민한 결과, 그 해답은 대지 축과 도로축이 만나는 그 경계에 있었다.
"도로와 대지가 만나는 각이 75도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 경계를 중심으로 잡아서 Edge라고 이름 지었어요. 작은 부지에서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도로에서부터 대지 축을 따라 계단을 뻗어내서 모든 층을 연결했습니다."
“직접 살아보니 공간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서 좋아요. 원룸이나 임대 공간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임대에 훨씬 유리하죠. 그걸 가장 잘 느끼고 큰 보람이기도 합니다. 짓는 과정에서 생긴 세무 관련 내용들도 이후 상담에 도움이 되고 있어요. 건축주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해보는 계기가 되었죠.”
피앤이 건축사사무소
대표 양승은
전화 1661-5650
이메일 yse0070@naver.com
홈페이지 www.피앤이건축.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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