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grid_a@naver.com
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박정연 건축가
인터뷰. 에이플래폼 김형래
사진. 이한울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소장 박정연입니다. 해안건축과 금성건축에서 경험을 쌓은 뒤 지난 2013년 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집을 그리는 사람의 건축답사기’라는 네이버 블로그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공간이 무척이나 인상 깊습니다.
기존에 헬스장으로 이용되던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지금의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50여 평의 넓은 공간이다 보니 ‘최소한으로 비용을 들이되 디자인 하는 사람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주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사무실을 구성하였습니다. 과거 헬스장에서 사용하던 남녀 탈의실과 샤워실을 조금 정비하여 창고와 탕비실로 새롭게 꾸미고. 운동기구가 빠져나간 거대한 빈 공간에는 최소한의 벽체만을 세워 사무공간과 휴게공간으로 구분하였을 뿐 기존 공간구성을 최대한 활용하였습니다.
첫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이천 도자예술촌 갤러리 주택입니다. 시공사를 운영하는 지인의 소개로 클라이언트를 만났는데 처음엔 지인분께서 인테리어를 맡기로 하셨다가 결국엔 제가 조명과 바닥패턴, 마감재까지 다 맡아 진행하였습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듯 부족한 예산으로 공사가 예정보다 오래 걸렸지만 다행히 클라이언트가 예술가이다 보니 형태와 재료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이해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로 공감하며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던 프로젝트 였습니다.
현재 다양한 분야의 건축을 다루고 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항상 이런 질문이 가장 어려워요. (웃음) 음. 저는 리노베이션이 가장 애착이 가요. 리노베이션은 결국 법의 한도 내에서 출구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어요. 기존에 있던 작은 다가구주택 등을 어떻게 새롭고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리노베이션은 어떤 경우에 있어서 신축보다 돈이 더 들 수도 있어요. 제가 홈페이지에 올린 리노베이션 작업물들을 보고 문의가 왔는데, 하나는 도저히 작업이 힘들어 차라리 신축을 권유 드렸고, 다른 하나는 부분 철거를 진행한 뒤 리노베이션을 진행하기로 했었습니다. 연와조와 콘크리트 구조 경계선에 있는 주택으로 쉽지 않은 공사라는 판단에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되었는데, 이처럼 리노베이션은 그것이 주는 도전의식과는 별개로 낡은 건축물에 새로운 살을 덧붙여야 하는 작업으로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분야입니다.
클라이언트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지 궁금합니다.
건축가에게는 일이 ‘맡겨지는’ 것이라 생각해요. 따라서 건축주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요구들 안에서 합리적인 형태를 만들고 아름다운 구성을 갖도록 조율하는 역할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더불어 건축주가 원하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가장 적절한지 제안하고 설명을 드려요. 이를 위해 건축주의 눈으로 바라보며 건축주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현재 건축주가 살고 있는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입니다. 건축주가 살아가는 삶의 여러 장면을 관찰하며 현재 사는 집에는 주로 어떤 색감이 쓰이는지, 마감은 무엇을 선호하고, 스타일은 무엇인지 등 건축주의 성향과 생각을 어느 정도는 읽을 수가 있기 때문이죠.
최근 영덕동에 주택을 짓기 시작했는데, 미팅 당시 건축주에게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를 보고 싶다고 부탁드려 함께 식사도 하고 방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유리공예를 좋아하는 건축주는 방 한켠에 유리공예 작품들만 모아둔 벽을 따로 만들어 설치하였는데, 이후 영덕동 주택을 설계하면서 1,2층 보이드 공간과 그 위에 설치된 조명이 유리공예 작품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이렇듯 주택 설계를 들어가기 전에 최소 한 번 이상 건축주의 집에 가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집을 그리는 사람의 건축답사기>라는 블로그로 활발히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전통건축을 좋아해 여기저기 답사를 많이 다녔는데 2000년도 즈음 당시 답사기와 스케치를 싸이월드에 기록하면서 처음 시작하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스스로의 공부와 복습의 개념으로 하나 둘 답사기를 올렸는데 점차 방문자가 늘고, 이후 옮겨간 네이버 블로그에서 파워블로그로 선정도 되면서 현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전통건축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한옥을 조금씩 이라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한옥이라는 게 얼핏 다들 비슷해 보일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자세히 보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점들이 보여요. 집 주인이나 위치, 기후 등에 따라서 대청마루의 높이나 방향, 개방되고 폐쇄적인 정도 등 크지는 않지만 작은 요소들에서 조금씩 차이가 생기죠. 특히 국가 보물이나 중요 문화재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지방 문화재 정도의 건물들이 갖고 있는 숨어있는 이야기와 그곳에서 비롯된 차이점들을 발견해 가는 과정에서 한옥만의 매력을 느낍니다.
건축스케치 개인전을 여러 번 열었습니다. 스케치와 건축작업의 관계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케치를 통해 개념적인 작업을 하고자 해요. 간단하게는 건축주와 미팅하는 과정에서 그린 한 장의 스케치에서부터 계획 초기의 스케치나 도면, 지어지지 않은 프로젝트들, 건축주와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모두 건축적으로 쓰긴 어렵겠지만 최대한 그 속에 저의 철학과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아름다운 공간은 그것을 표현하고 싶게 만든다.
나는 집을 그리는 사람이다.
손이 눈보다 더 많은 것을 본다.
더욱 자세하게 기억 속에 새긴다.
사진보다 의미 있는 기록이 된다.
-박정연의 건축스케치展-
마지막으로 그리드에이 건축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이야기가 많은 건물을 하고 싶어요. 그게 주택일 수도 있고, 근린생활시설일 수도 있고 혹은 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이 서로 복합될 수도 있을 텐데. 그 부분들 속에서 피어나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건물을 짓는 게 목표예요.
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대표 : 박정연
대표전화 : 031.8013.0313
이메일 : grid_a@naver.com
홈페이지 : grid-a.net, blog.naver.com/laqu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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