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향한 구매의 목소리
1부에서 이어집니다.
1부 : https://brunch.co.kr/@beaupsdg/10
구매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영업은?
5 형, 동생 관계영업만 하려는 영업
신뢰 영업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관계 영업은 약해지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통상적으로 관계 영업이라고 함은 형, 동생, 선후배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고객과 업체의 영업 담당자 간에 친분이 쌓여서 사적으로 만나기도 하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서로 간의 친밀한 관계가 쌓여서 이것이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경우이다.
여전히 중국은 현실적으로 ‘꽌시’라는 것이 없이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것이 불가능하며, 과거에도 또는 여전히 일부 기업에서도 ‘관계영업’이라는 것은 존재한다. 그러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체의 담당자들과 술자리 또는 식자조차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점차 이러한 ‘관계’ 영업은 사라지고 있다. 이미 삼성, LG, 현대차 그룹 등 국내의 가장 큰 대기업들에서는 이런 문화는 확실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영업을 한 사람일수록, 친밀감을 무기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제품이나 명확한 가치 제안 없이, 뛰어난 화술과 형 동생 분위기를 유도하는 식의 고객 미팅은 오히려 고객에게 거부감을 가져온다. 그 자리에서 고객은 기분 좋게 넘길 수 있으나, 두 번, 세 번 미팅에서 비즈니스 측면보다, 관계 측면에 집중한다는 인상을 고객이 받게 된다면, 그 영업 담당자는 점차 고객을 만나기 어려워진다. 특이 고객사 구매담당자가 입사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담당자라면 이러한 관계 영업에 오히려 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김영란 법이 15년 10월에 실시되었으며, 이 주변부터 구매를 시작한 담당자들은 입사부터 관계영업에 대한 주의를 교육으로 받고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내가 기업에 있을 때도 감사팀에 적발되어 오랫동안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경우를 몇 번이나 보았다.
B2B는 ‘신뢰’를 쌓아가야 하는 영업이다. 신뢰는 단편적인 금전과 보이지 않는 친밀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영업이 고객의 발전을 위하여 얼마나 준비하고, 고객의 성공을 돕느냐를 고객이 인정하고 받아들여 가면서 쌓이는 것이다. 이것이 B2B 영업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다.
관계 영업은 위기가 왔을 때 생각보다 쉽게 끊어진다.
6. 너무 저자세로 나오는 영업
갑과 을이라는 단어를 점차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여전히 힘의 균형은 존재한다. 그런데 영업사원들 중 일부는 너무 ‘을’의 마인드로 고객을 만난다. 죄를 진 것도 아닌데, 자신 없이 주눅이 들어있으며, 고객의 말은 무엇이든지 듣고 실행하겠다는 자세로 고객과의 미팅에 참석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저자세를 취하는 영업사원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뭐든 맞춰주겠습니다. 가격을 고객에 맞추겠습니다.라고 접근하는 업체는 향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고객은 알고 있다. 오랫동안 구매를 해온 고객사 담당자들은 영업이 가져오는 가격 또는 제안한 요소들이 실제로 당장은 실행이 되더라도, 계속 가격을 인하하기 어렵거나, 업체의 규모로 봤을 때 불가능한 수치를 제안하는 경우를 알고 있다고 했다.
이런 업체를 선택했을 경우 가격 인하가 더 이상 되지 않거나, 그때 가서 업체의 영업사원이 또 인정에 호소를 하는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 이역시 고객사의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 그래서 너무 저자세로 나오는 영업사원들에게는 하나하나 검증을 하고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객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7. 자기 회사가 뭘 가지고 있는 지도 잘 모르는 영업
오랫동안 한 업계에서 일한 구매담당자들은 업체들의 동향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업체 방문하여 오딧(Audit)을 하면서 업체의 라인 사정이나 업무환경까지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구매를 잘하는 구매 담당자들은 협력업체를 리딩 하면서 가치를 함께 발굴하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고객사의 구매담당자는 영업에게 다양한 질문을 통하여 협력사 내부의 가치사슬에서 고객사에 도움이 될 것이 있는지를 파악한다. 사실 이런 부분은 영업이 먼저 제안을 해야 하나, 높은 수준의 구매를 하는 구매담당자를 만나 고객이 먼저 제안해준다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거꾸로 영업사원이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얻은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 협력사의 기업 내부에 내가 파는 제품과 서비스 이외에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있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와 연계할 수 있는지, 협력사 내부의 개발 자원과 인력들이 고객사의 비즈니스 성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협력사의 공급망 또는 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고객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등 영업은 자사의 가치사슬과 자사가 가진 자원에 대하여 깊게 알고 있어야 한다.
많은 영업들이 자신이 가진 제품과 맡고 있는 고객에 집중할 뿐, 기업이 클수록 담당자들은 자사가 가진 자원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른다. 기업 간 비즈니스는 내가 있는 기업의 자원을 얼마나 잘 이용할 수 있느냐, 자사의 자원 속에서 고객 가치를 만들 수 있느냐가 가치 발굴의 핵심이다.
고객이 자사의 자산과 자원에 관하여 질문했을 때 영업이 대답하지 못한다면 고객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인터뷰에 의하면 고객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영업사원은 미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는 영업사원이다. 시장의 정보, 경쟁사의 정보 또는 원가절감을 해야 하는데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 경우 등, 고객 구매 역시 직장인이며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얻어야 조직 내부로부터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제안하지 못하더라도, 영업은 자사에 대하여 깊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영업은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8. 공부하지 않는 영업
세상은 변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분야의 비즈니스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착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많은 영업사원들은 계속 오랫동안 해오던 영업방법과, 기존에 경험 베이스로 알고 있던 지식만을 가지고 변화 없이 영업하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에서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 오면서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다. 나의 경험이 모두 맞는 것이며 그래서 여기까지 내가 올 수 있었다는 대전제를 가지고, 세상의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영업에도 꼰대가 존재한다. 이 필드에서 내가 오래 있었으니, 지금 내가 했던 방식을 계속 고수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고객이 영업을 하는 사람과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면 오래된 영업 방식이 유효할 수 있으나,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객 구매 담당자가 미팅하는 상대라고 생각하면, 영업의 방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
변화의 시작은 트렌드를 읽는 것이며,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는 자사, 고객사, 양쪽이 속해있는 산업의 변화를 공부하고, 변화를 고객에게 먼저 인지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고객 역시 한 기업의 구매담당자에 불과하다. 고객사 전체를 대변하지 못하며, 고객의 구매 담당자는 자신의 KPI인 단가인하에만 목매여 있을지도 모른다.
양쪽에서 서로 보는 시야가 좁으면, 더 좋은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가 없다. 협상에서 더 좋은 대안을 내는 경우는 전문가들끼리 만날 때다 라고 한다. 협상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하여 공부하고, 얻고 싶은 이익을 미리 준비하며, 이것들을 조금씩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교환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영업은 고객과의 더 성과 있는 거래를 위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을 공부해야 한다. 고객에게 무엇을 줄지 모르고, 양사의 발전 없이 굳어진 가격과 고객과 싸우는 영업은 고객도 꺼려한다. 미팅에서 무엇을 이야기할지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by 뷰세일즈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