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또 Feb 11. 2023

[매읽쓰#1][역행자] 나는 부자가 될 수 없었다

부자가 되지 못할 짓만 하고 있었으니까! 

요즘이야 코로나 때문에 회사 동료들과 자주 얼굴 맞대고 밥 먹거나 커피 마실 시간이 없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동료들과 사담을 나눌 때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있었다.


"누구는 xxx 해서 월 yyy씩 벌어서 회사를 때려치웠다더라"

"얼른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회사는 취미로 다녀야지"

"돈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모두가 알고 모두가 원하는 그것. 바로 경제적 자유다. 

자본주의 속에서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잠을 청하는 현대인들에게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그 단어다. 

돈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돈을 정복해내고자 하는 패러다임.


그런데, 우리 진짜 경제적 자유 원하는 사람들 맞나?



아이를 키우고 업무를 병행하다 보니 정말 산 지옥 같은 날들이 많았다. 나만 찾는 아기를 억지로 방문 밖으로 밀어내고,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업무를 보고, 아기를 겨우 재운 뒤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야근을 하는 나날. 그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넘어가니, 울화통이 터진다. 


아이의 고사리 손을 억지로 떼어내야 하니 아이에게도 미안하고, 업무 시간 내에 업무에 백 퍼센트 집중하지 못하니 동료에게도 미안하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하다. 육아도 제대로 못하고 회사일도 제대로 안되니 스트레스는 서너 배인데 결과는 반의 반쪽이 난다. 그러다 보니 육아도 싫고 회사일도 싫고, 의욕은 사라지고, 스트레스는 먹을 걸로 풀고 싶어지고 건강은 나빠진다. 


찬란하게 긍정적이고 건강했던 나의 과거는 역사의 뒤안길로 영영 안녕했다. 



생각이 여기까지 닿자, 이제는 화와 억울함을 넘어서 궁금증이 인다. 


나, 꼭 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동안 고고한 척하며 시선도 주지 않던 자기 계발서적과 부동산, 경제, 창업 콘텐츠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부동산 투자에 대한 책들, 자수성가 한 사람들의 인터뷰. 그러다가 우연히 '역행자'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아무래도 아기를 키우며 읽다 보니 매일 읽고 싶은 만큼 맘껏 읽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1주일도 걸리지 않아 다 읽었다. 머리를 뭔가로 꽝! 한 대 맞은 듯 정신이 멍했다.


나, 이렇게 살 수밖에 없었네 



역행자 1단계_자의식 해체

그동안 왠지 모르게 내가 불편감을 느꼈던 사람들에게서 그동안 내 단점에 대한 열등감을 느꼈음을 깨달았다. 결정에는 조급하고 다른 사람 눈치 보며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는 나는, 그동안 꼼꼼히 분석하여 결정하고 옳은 말이라면 꿋꿋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너무 따지고 든다', '배려심이 없어 불편하다' 라며 멀리했던 듯하다.


역행자 2단계_정체성 만들기

남편과 했던 유튜브가 잘 안 됐던 이유도 확실히 알게 됐다. '이건 아니다' 싶었던 그 모호한 느낌. 우리는 "정체성"이 없었다. 재밌어 보이는 것은 다 다루고, 어쩌다 협찬이 들어오면 죄다 ok 하고, 그러다 보니 채널 속 영상이 중구난방이다. 어쩌다 영상 하나를 보고 들어온 사람들도 구독하지는 않고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역행자 3단계_유전자 오작동 극복하기

말로만 경제적 자유네, 부자가 될 거네 떠들고,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나는 시작만 하면 잘 될 거야' 라며 자위했던 과거들이 책을 읽으며 강제로 끌어내졌다. 생각으로는 벌써 책도 내고 유튜브도 잘되고 사업도 시작했는데, 침대에서 넷플릭스만 보며 허송세월을 보냈던 지난밤들이 후회스러워졌다. 별생각 없이 저지른 선택들이 나에게 굴러들어 온 기회들을 뻥 차버린 적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역행자 4단계_뇌 자동화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들이 아직도 머리맡에 수북하다. 꾸준히 쓰던 브런치도 뜸해진 지 오래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그나마 똑똑하고 현명하게 행동했던 그때, 브런치도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영화 분석도 했던 그 시절과 일치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의 힘은 대단하다. 저자가 22 전략(2년 동안 하루에 2시간씩 꼭 읽고 쓰는 전략)이라고 설명하는 그 법칙이 너무나 옳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게다가 지금도 종종 휴대폰을 보지 않으며 강아지와 산책할 때면 떠오르는 아이디어들. 아이를 낳아서, 나이가 들어서 바보가 된 게 아니다. 덜 읽고 덜 쓰고 덜 움직여서 나의 뇌는 최적화되지 못했다. 


역행자 5단계_역행자의 지식

기버 이론은 너무나 흥미로웠다. 기버, 매쳐, 테이커 중 나는 그동안 매쳐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에 부끄러워졌다.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감사한 사람들에게 받은 것보다 더 돌려주는 사람이 되었어야 하는데. 근시안적인 사고에 갇혀있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는다. 그러면서도 정작 중요한 결정은 확률을 따지지 않고 기분에 따라 급하게 결정하는 역설적인 과거들. 유튜브 편집도, 글쓰기도, 심지어 가장 좋은 타이탄의 도구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면서도 실행력이 부족해 제대로 도전해 보지 못한 많은 창업 기회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고통스럽지만 메타인지의 과정을 겪는다. 


역행자 6단계_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이제는 정말 행동해야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를 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실행력을 갖춰 경제적 자유라는 성을 함께 무너뜨릴 병사들을 하나 둘 모으고 키워나가야 한다. 역행자에는 다른 자기 계발서들과는 다르게 정말 구체적인 테크트리까지 나오니 참 명쾌하면서도 허무하다. 암묵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외면해 왔던, 성공을 하기 위한 가장 쉬운 루트를 대면하게 된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편하게 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하기 위해 정체성을 변화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학습하고. 이 쉬운 것을, 알면 서도 안 하는 사람이 태반, 책을 읽고 나서 조차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90퍼센트 이상일 거라고 생각한다. 


역행자 7단계_역행자의 쳇바퀴

돌아보면 항상 편안했던 날들은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 말인즉슨, 남는 게 없다는 일이다. 편안하지만 성장이 없는 시간들. 그 역시도 행복의 일부겠지만, 목표가 있고 성공하고자 한다면 편안한 하루라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다. 실패하기 위해 도전하고, 그 실패에서 깨닫고 다시 도전하면서 체력과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역행자를 읽으면서 다른 부동산 책들도 읽기 시작했고, 유튜브에서도 자기 계발 유튜브나 투자, 창업, 성공에 대한 콘텐츠를 많이 보게 된다. 거진 20명 정도의 소위 '성공했다'라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관통하는 진실이 몇 개 보인다.


1. 이기심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가치를 만들어내고자 할 때 돈은 따라온다.

2.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확실히 가져라. 

3.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써라. 책이라면, 그 어떤 바보 같은 책이라도 반드시 배울 점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책 한 권으로 응축하여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그리고 글을 씀으로써 생각하는 힘을 기르면, 살면서 더 좋은 선택을 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된다. 

4. 실행해라. 그리고 실패해라



책을 독파해내가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직장은 어떡하지, 육아는 어떡하지, 이미 개발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떡하지, 이사도 가고 싶은데 어떡하지... 


아무래도 파충류의 뇌가 나를 방해하나 보다.

지지 않고, 실행해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