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고양이01

어쩌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며 그들에게 나란 어떤 존재일까 고민하는 중

by 임쓸모

그러니까....솔직히 말하면 조금 기대는 했다.

독서교실 사무실이 2층이고 그 옆으로는 차고 옥상이고 여러 지형지물이 에어컨 실외기와 함께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어쩌면 그들을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친구같은 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는 시기. 점점 더워져서 에어컨을 가동해야하나 말아야 하는 그 시점에...

드디어 그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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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두마리나...엄마와 새끼 고양이...



얼른 급한대로 과자를 주었는데...(그냥 진짜 뭐라도 주고 싶어서...)냄새만 맡고 가까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보니 과자는 사라져 있었다.


그래서 준비해둔 츄르와 캔사료를 놓아두었더니...엄마가 와서 먹다가 아기 고양이를 불러 남은 걸 먹이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때까지는 지나가는 아이들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릇까지 준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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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고양이는 일정한 시간에...저녁 5~6시 사이면 찾아오기 시작했다. 사둔 츄르와 캔사료가 떨어져 갈때쯤...

다이소가서 물그릇, 밥그릇, 건사료를 구비하며 본격적으로 나도 그들을 걷어먹일 준비를 했다.


건물주가 싫어할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했는데 일단 새끼 고양이가 있는데 굶길 수야 없지 않은가...

(걸리면 이렇게 항변해야지 하면서...)


최대한 먹이를 주고 신경쓰이지 않게 하려고 했다. 먹고 나면 냄새 날까 그릇도 바로바로 치우고.


어쩌다 놀러와서 고양이를 본 아들이 흰양말을 신은 것 같다고 해서 이름도 지워주었다.('엄마양말', '아기양말' 물론, 우리끼리만 부르는 이름이고 고양이한테 "양말아!"라고 불러 봤자 반응은 없다.)


그런데....


날이 점점 더워지자 에어컨 실외기 근처에 있는 녀석들이 걱정이 되었다. 저러다 온열질환으로 죽으면 어쩌지...?


그래서 급하게 양산이랍시고 우산을 펴서 먹이 그릇 위에 펼쳐두고 냉찜질팩 큰걸 사다가 밥그릇 옆에 놓아두었다. 밥먹는 동안만이라도 좀 시원하게 쉬라고..


하지만 그것은 인간적인 사고였을 뿐. 낯선 물건들, 그들이 보기에 위험해보이는 우산때문인지 그날부터 녀석들은 밥을 먹으러 오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괜한 짓을 했나보다 했다.



그렇게 일주일정도 지났을까? 고양이들은 어디 다른 곳으로 떠났겠거니...... 남은 사료들은 어쩌나 하고 있었다.




갑자기 건물주가 사람들을 불러 대대적인 옥상청소를 시작했다.


이유는 차고 옥상에서 죽은 고양이가 나왔다는 것...그로인해 악취가 나서 차고 옥상을 싹 정리하고 장마를 대비한 방수포를 설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죽은 고양이...자세히 물어 볼 수 없었지만...죽은 고양이는 한마리라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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