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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Jul 05. 2021

18.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 김민섭 지음 / 창비 / 34


  먼지가 된 한 개인을 버티게 하는 것은 연결된 개인들이다. 친구, 연인, 가족, 어쩌면 함께 지내는 토끼 한 마리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들의 격려와 인정으로 몸을 회복해 나간다. 다만 당시에는 그 사실을 잘 모르다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지나고서야 그들 덕분에 그 시절을 버텨 냈음을 알게 되는 일이 있다. 나에게도 별일 없이 순살간장파닭치킨을 주문해서 같이 먹고 너무 맛있다면서 같이 울며 호들갑도 떠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그 순간에는 나도 땅에 두 발을 딛고 단단하게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 돌아왔다. 아주 잠시였지만, 그래도.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 김민섭 지음 / 창비 / 67


  단단한 사람이 타인을 잘 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약의 시절을 거친 사람만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모두에게는 연약의 경험이 필요하다. 자신의 몸이 수십 번씩 깎여 나가 먼지가 되고 세계의 중력을 이기지 못해 짓눌려 부유하는 그때, 한 개인은 자신의 세계 너머, 조금 더 넓은 지평을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세계와의 연결을 간절히 원한다. 그러한 과정이 평범한 누구에게나 온다. 그러나 자신의 등에 날개가 돋았다는 환상 역시 언젠가 찾아온다. 이때 우리는 자신의 연약학 시절을 기억해 내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음표를 만들어 내야 한다.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 김민섭 지음 / 창비 / 107


"그냥,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중간생략...


그러면서 아마도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잘되기를 모두 바랐을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말 뒤에는 '그러면 저도 우리도 다 잘될 거예요.'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다.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 김민섭 지음 / 창비 / 172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사람만큼 위험한 사람도 별로 없다. 나는 이 고소를 진행하는 동안 가져야 할 하나의 원칙을 정했다. 나를 끊임없이 의심하기로 한 것이다. 스스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건 필요한 일이지만 그러다 보면 곧 괴물이 되어 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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