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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er May 24. 2021

책 '프리워커스'를 읽고

모빌스 그룹은 어떻게 신생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었을까!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크리에이티브 팀 모빌스 그룹. 일하는 과정을 유튜브 채널 모티비에 기록한다. 프리워커스의 상징은 책 표지에 나타난 새 ‘모조’다. 


책 타깃은 모두가 아닌 ‘우리 같은 사람’, 기존 근로 방식에 물음표를 던졌으나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모르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대상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8가지 질문을 자문했다: 


1.     퇴사를 앞둔 현재 ‘현재 어떻게 일하고 있나?’

2.     뭐부터 시작해야 되지? 

3.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모베러웍스 브랜드를 만들었고

4.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팀 존재 이유가 됐다. 

5.     우리를 어떻게 알리지?

6.     팬을 모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변해갔고

7.     왜 함께 일하나? -> 팀이 개인의 한계를 깰 수 있기 때문이라는 팀의 힘을 인지

8.     어떤 팀이 되고 싶은가? 라는 물음에 프리워커스라는 책 표제가 대신 설명


결국 프리워커스는 스스로 일하는 방삭을 찾는 주체적인 사람들이라고 정의


책에는 모춘, 소호, 대오 등장


20대 중후반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이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진지하게 고민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2019년 11월 브랜드 모베러웍스 제작하기 1~2년 전부터 시작된 생각을 바탕으로 브랜드가 구현됐다는 설명. 


모춘과 소호는 네이버 일본 법인 라인주식회사 자회사이자 한국 현지사업 전개 기업 라인플러스에서 만났고 입사 시기는 2013~2014 라인이 일본에서 카카오톡에 버금가는 지위를 획득해가고 글로벌 이용자 수가 수억에 달해가던 당시. 소호는 브랜드 디자인팀 소속 기획자, 모춘과 대오는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라인플러스 메신저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 사업을 세계 유수 브랜드와 협업해 전개하는 등 처음에는 대기업은 안정감과 스타트업 초창기 경험 가능한 급성장을 모두 겪었다고 한다. 다만 회사가 5년 즈음 지나며 성장을 해 점점 체계를 갖추어 간 반면 그간 함께한 구성원들의 성장속도가 완만해지기 시작해서 안정적인 환경을 얻는 대신 반복적인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라인의 캐릭터를 자식처럼 여겼던 모춘과 대오는 회사를 바꿔보고자 라인프렌즈 브랜드 경험 다음을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디자이너가 브랜드 전략을 짜겠다고 하니 임원급은 시큰둥했으나 그들은 그 과정에 회사 모든 실무진과 인터뷰하고 100개 넘는 브랜드 사례를 분석 뒤 임원진에게 결과물을 발표하고 나니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모춘이 새로운 브랜드 팀 리더가 됐다. 


그러나 모춘이 구상한 아이디어는 실현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오와 소호, 모춘은 라인 생활 막바지인 6~7년차 즈음 각각 2018년 6월, 2019년 6월, 2019년 9월 퇴사에 이른다. 다만 이런 식으로 일을 할 때 일할 맛이 난다는 걸 느낀 수확을 거두었다. 


그러고 나서 이들은 꾸준히 이런저런 시도를 해본다. 단편 소설을 써서 책으로 엮었으나 이를 소호와 모춘을 제외하고는 끝까지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대실패였고 인스타그램 계정은 180명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단편 소설 내용은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가는 태도와 가치관, 세계관을 그려서 모베러웍스의 모토, 세계관의 자양분이 됐다. 


모빌스 그룹의 유튜브 채널 모티비의 시작은 가벼운 기록이었다. 세 동료는 라인플러스에서 근무하며 눈에 보이거나 마음에 그려지는 브랜드 ‘형체’를 만들 수 있었다. 즉 브랜드 정체성,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모빌스 그룹은 만드는 사람의 정체성이 브랜드의 정체성이 아닐까 가설을 세웠다. 브랜드 창립자가 명확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들은 만드는 사람에 집중해보려 했던 것이다. 우선 모춘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보통 만들려는 제품이나 공간, 서비스 등 선 아이템, 후 브랜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으나 모빌스 그룹은 역순으로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 왜 사는 지 고민했다. 대중은 소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그리하여 일하는 사람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As Slow As Possible(ASAP), Small Work Big Money, Out of Office, No Agenda를 만들어 후드 티셔츠에 담았다. 

문득 2016~2017년 당시 일하던 직장 인근에 까페 아삽이 내세우는 표어가 가능한 한 최대 느리게 (As Slow As Possible)이라는 게 떠올랐으나 대중을 대상으로 이를 중심 메시지로 가져간 모빌리 그룹과 비교하면 동네 장사이기에 독창성을 내세우기 어렵다.  


그러한 와중에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모조’ ‘새’ 캐릭터를 만들었다. 모베러웍스는 메시지를 파는 브랜드인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은 비관은 기분이지만 낙관은 의지다고 했다. 


모빌스 멤버 훈택을 면접 볼 당시 의류 회사에서 누끼 따는(제품 배경 제거)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에게 ‘지루했겠네요?”라고 물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하다 보면 새로운 요령이 생기는 재미와 게임하듯이 하면 금방 배경을 제거하게 됐다”고 답했다. 지루할 수 있는 노동을 즐거운 일로 변환해 생각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마치 마치 톰 소여가 담벼락 페인트칠 노동을 즐거운 놀이인양 친구들에게 돈 받고 시켜주는 것과 일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톰 소여가 하기 싫은 노동을 돈 받고 친구에게 대신 하도록 한 게 더 높은 점수를 받기는 하지만 말이다. 


2019년 11월 22일 모베러웍스를 공개하고 1달 만에 구독자가 1천 명, 티셔츠 100장 즈음 팔았다. 그들은 성공의 신호라고 느꼈다. 


이승희(일명 숭) 배달의 민족 마케터와 연이 닿아 모베러웍스 인스타그램 계정을 맡겨보니 이전에는 제자리걸음이었던 팔로워 수가 천 명 단위로 증가했고 그 비결로 멋진 이미지 한 장을 며칠 고민해 올리기 보다는 꾸준히 매일 올리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깨우쳤다. 숭과 그녀의 전 직장 마케팅 동료 규림에게 반년 간 모베러웍스 인스타그램, 유튜브 계정 운영을 맡긴 결과 모두 구독자 1만 명을 넘겼다. 


5월 1일 노동절에 무언가 재미있는 행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잔치를 기획하고 사람 1천 명이 모였다! 전개 6개월 차인 브랜드라는 걸 고려하면 엄청난 성과다. 그 뒤로 5월 1일은 모베러웍스를 상징하는 날이 됐다. 

신생 브랜드가 하루에 1천명을 동원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원동력은 소속감이다. 일하는 사람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처럼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행사 기획이 첫 성공 요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사람이라고 한다. 브랜드를 만든 모베러웍스 크루와 숭, 규림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준 것이다. 

모베러웍스는 늘어나는 모조품과 카피 브랜드와 명확히 차별화하고 독창성을 지키고자 모베러웍스 로고, 노

동절 상징 숫자 501, 마스코트 모조 등 명확한 시각적 표상을 공고히 하는 데 집중했다. 


회사 성장시키는 과정에 선배들에게 조언 구하며 나눈 대화 담은 인터뷰 콘텐츠인 현실조언 시리즈, 일하는 법 정수가 총망라된 브랜딩 방식인 누브랜딩 등 콘텐츠가 모티비 유튜브 채널에 있다. 누브랜딩 첫 화에 모빌스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로 무엇이 있는 지 물어보니 댓글이 250개 달렸다. 구독자 5천을 돌파하지 않은 시기에 받은 피드백이고 밀도 또한 높았다는 설명이다. 


2020년 2월 모빌스그룹 법인 세운 지 1년 새 구글, 제주맥주, 인스타그램, 네이버, 롯데월드, 오뚜기, 뉴발란스 등 대기업과 협업을 했다. 이미 기존에 라인플러스라는 든든한 회사에서 일했던 배경도 한 몫 작용했겠지만 모빌스그룹 크루는 일이 생각보다 ‘담당자의 사심’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찾아오는 파트너사 담당자도 모빌스 그룹 팬인 ‘모쨍이’인 경우가 많았다. 모빌스 그룹이 ‘사람 대 사람’으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잘 전해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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