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와 꿀벌
하루살이랑 재미있게 놀던 모기가 헤어지면서 내일 만나라고 하자 하루살이가 내일이 뭐야? 했답니다. 다음날 모기랑 꿀벌이 놀다 꿀벌이 내년에 보자 했더니 모기가 내년이 뭐야? 라고 했답니다. 한 때 유행했던 철지난 유머입니다.
"적금을 하고 펀드를 하고 열심히 저축해서 만기가 되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게 아니라 꼭 돈 쓸일이 생겼어요, 어머님 생신에, 아버님 병원비, 아이 유치원 입학비 처럼 생각하지 않았던 돈들이 나가서 결국 저축하면 꼭 쓰게 되더라구요"
저축을 하고 나서 만기가 되고 그 돈을 어디다 썼는지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이같은 답을 하십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신나게(?) 돈을 써 본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돈이란게 엄청나게 많지 않는 한 늘 부족하고 생각보다 적게 느껴지는 물건이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시원스럽게 쓸 만큼 모아본 적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막상 생각만큼 많이 모아본 분들은 아실겁니다. 겁이 나서 잘 못쓰게 됩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하다가 잘못된 투자로 사라지고 혹은 조금씩 필요한 곳에 쓰다 보면 조각조각 나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그러니 모아도 걱정, 안 모아도 걱정, 쓰면서도 걱정, 안쓰고 가만히 있어도 걱정입니다.
이러니 돈이 애물단지라는 말을 하나 봅니다
착실히 모아도 관리가 안되면 지키기도 쉽지 않은 돈인데 대부분의 사람은 착실히 모으는 계획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가장 많은 답은 워낙 상황이 유동적이고 여유가 없고,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그렇다는 것입니다. 언제 우리의 생활이 여유로와지고 안정적이 될까요?
다른 이유로는 충동적인 지출이나 소비로 인한 후폭풍이 너무 큰 경우도 있습니다. 결혼을 하고 나면 평균 6개월 이상은 결혼 후폭풍으로 시달립니다. 주택을 구매한 경우라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이 힘들고, 아이들의 교육비가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소위 말하는 멘붕의 단계에 이르릅니다.
이렇게 특정 소비로 인해 저축이 어려워 지게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저축의 계획을 너무 단기적 시각으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매해 적금을 들어 집을 사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해 기념일을 맞이해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특별한 이벤트였기에 만족도는 높습니다. 하지만 집을 사기위한 저축은 그만큼 늦춰야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계획성이 없었다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1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갑작스런 여행은 무계획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을 10년 20년을 기준으로 하고, 매해 1번의 여행을 가는 것을 계획했다면, 매해 여행은 고정적이고 계획된 지출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축의 계획중에 여행을 위한 저축이 마련되어야 함은 기본입니다.
지출을 통제하고 저축량을 늘리는 마지막 제언은 바로 적절한 계획세우기입니다.
앞서 지출에 대한 인식의 전환, 환경의 변화에 맞는 지출 습관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에 앞서야 하는 것이 바로 저축 목표 정하기 입니다. 인생에는 꼭 필요한 여러가지 지출처가 있습니다. 저축은 미래의 지출을 위함이란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축 계획은 다시 말해 미래의 지출 계획과 동일합니다. 언제 어디에 어떻게 지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저축의 계획이 됩니다.
10, 20년, 가능하면 더 긴 기간을 고려해서, 큰 지출을 생각해보고, 각 내용에 맞추어 세부적인 지출 내역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지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저축을 계획해야 합니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꼼꼼히 따져보면 돈 쓰기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미래를 위한 저축통장에 써야 하는 지출항목으로 이름표를 붙여놓으면, 조금은 다른 기분이 들고, 참는 것이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 위안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오늘 당장 미래의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얼마를 벌어서 어떻게 저축할지가 아니라, 우리가 언제, 어디다, 얼마를 쓰고 싶은지를 계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출을 가능하게 하려면 어떤 저축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미루지 말고 바로 저축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내가 지금 사용하는 지출에 대한 태도를 파악하고 지출 습관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로서 한가지 조언을 덧붙인다면 어떠한 경우에라도 저축을 하는 사람의 의지가 세상 어떤 금융상품의 수익률 보다도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입니다.
하루살이에게 없는 내일을 모기는 살아갑니다. 모기에게 없는 내년을 꿀벌은 살아갑니다. 꿀벌이 다른 곤충과 다른 것은 겨울을 버틸 양식을 모은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겨울을 이겨낼 만큼 정확히 계산한 양만큼 모읍니다.
이 미물은 한 번도 순리를 거스른적이 없습니다. 꿀벌이 게을러서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꿀벌이 남의 것을 탐하거나, 조금 덜 움직여 많이 수확하기 위한 꼼수를 쓴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꿀벌의 지혜와 습관을 배울 수 있다면...
내일은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