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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ph Sep 16. 2018

#13. 미래설계 (3) - 퇴직과 창업

은퇴는 아직 멀었다...

“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 피터드러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디자이너 한분이 계십니다. 다니시던 회사를 나와 같은 계통의 창업을 하시더니, 몇 해 뒤 그 일을 접고 홀연 사라지셨습니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일식집 사장님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렇게 그분은 8년째 일식집을 경영하고 계십니다


은퇴 아닌 퇴직…

최근 우리 사회에 많은 잇슈 중 가장 큰 사안은 바로 퇴직과 노후입니다. 한국전쟁 직후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본격적인 퇴직 시기가 도래했고, 100세 시대로 불리는 고령화 시대에 아직 경제 활동을 더 해야 하는 이들의 다음 행보에는 불경기와 실업율 상승이라는 사회적 악재까지 겹치며 빨간 신호등이 들어온 상황입니다. 


평균 남성의 경험수명이 83세를 넘는 시대에 55세를 전후해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해야합니다.  아직 자녀들은 독립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학업을 계속해야 하는 자녀도 있습니다. 오랜시간 직장을 다니며 모아온 돈은 주택자금이나 자녀의 교육자금으로 활용했습니다. 젊고 유능한 젊은 세대도 취업이 힘든 이 시대에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우리의 아버지, 삼촌 세대들은 어쩔 수 없는 창업 시장으로 내몰리다시피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몇 십년간 일해왔던 현업에서의 퇴직이라 말할 수 있지만 아직 경제적 은퇴를 할 시기는 아닙니다. 적어도 55세 퇴직 후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금을 받게 되기까지 10년에 가까운 기간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영위해야 합니다. 

건강히 일할 수 있는 나이에는 가족을 위해서, 나이가 들어 늙고 지친 시기에는 자신과 배우자의 미래를 위해서 또 한번의 인생준비를 해야 하는 긴 여정입니다.   


대한민국 창업의 현실

지난 해 대형은행의 국내 창업현황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자영업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전체 업종 중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고,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단연 요식업입니다. 국내의 자영업비중은 2002년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최근 베이비부머의 퇴직 시기에  맞추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는 퇴직자들은 손쉽게 창업할 수 있고 적절한 메뉴얼이 있으며, 홍보비가 별도로 들지 않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창업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됩니다. 

프랜차이즈식 창업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최근 정부는 동종업계 창업에 대한 제한조치까지 만들어 발표 하였습니다. 저도 매해 창업박람회나 설명회를 참관하게 되는데 어느해에는 참가업체 중 요식업종의 비율이 90%에 달한 적도 있었습니다. 창업컨설팅업체 대표에게 문의하니 가장 손쉽고, 실패사례가 적다고 판단하는 것이 요식업이라는 인식이 많아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어진 말에는 뼈가 있었습니다. 내가 하기 쉬우면 남도 하기 쉽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과도한 경쟁과 수익감소가 불가피 한 상황입니다.

아파트나 공동주택에 사시는 분이라면 우편함이나 현관문에 붙어 있는 각종 전단지나 스티커가 적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실 겁니다. 언제부터인지 그 양이 공해라 불리울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창업이라는 열풍에 창업을 하는 사람들도 그 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고통스럽고 힘들게 되었습니다


준비된 창업과 인식전환

몇 해 전 벤쳐기업에 근무하던 30대 후반의 고객을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퇴직 후 어떤 삶을 꿈꾸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분은 제게 몇년 뒤 수산물 양식업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속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직종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터무니 없는 상상이라고 비하하는 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준비과정과 노력을 다 듣고 나니 저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분은 6년째 매 주말을 이용해 양식업 관련된 정보와 자격을 취득하고 개인적인 휴가를 활용해서 실제 경험을 쌓고, 혼자서는 힘든일이라 판단해 부친을 비롯한 가족과 함께 준비를 하고 계시다 하셨습니다. 

그 때 그분의 미래였던 현재, 그 고객께서는 지금 완도에서 전복양식장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매주 토, 일 오전 4시간을 투자하면 미래가 달라진다는 내용의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매주 8시간 한달이면 평균 35시간, 1년 416시간, 날로 따지면 18일, 사용할 수 있는 낮시간만으로만 따져본다면 36일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30세 젊은 직장인이 평균 은퇴나이를 55세 가정하면 25년동안 900일의 시간이 생깁니다. 약 2.5년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 동안 자신이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한다면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미래설계를 위한 공적연금, 개인연금의 적절한 준비보다 오히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준비하는 경제활동의 안정과 연장이 아닐까 합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지인께 사라진 3년동안의 사연을 후에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서울의 모 일식집에서 바닥을 닦는 일부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 다음은 서빙, 그뒤 주방보조, 재료준비, 조리까지... 적은보수에 연연치 않으시고 묵묵히 3년을 일하자 식당 사장님이 노하우와 상호사용까지 허락하시며 창업을 도와주셨다고 합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피터드러커의 말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퇴직과 창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희망적인 미래를 위한 준비된 선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미래를 위한 오늘을 산다면…

내일은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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