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른히 Sep 20. 2022

재쇄를 찍을 때 작가는 무엇을 살펴야 할까?

신속하고 정확하게

“작가님, 이번에 재쇄를 찍게 되었어요! 수정 사항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1쇄가 거의 다 팔려 2쇄를 찍는다는 반가운 소식! 이때 작가는 무엇을 살펴야 할까?

또 재쇄를 찍기 전에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


1. 책을 미리 읽어 두자

자신의 책이 출간되면 시간을 내서 틈틈이 읽어 두는 것이 좋다. 예상 외로 많은 작가가 책을 내는 과정에서 원고를 워낙 읽어서 그런지 자신의 책을 완독하기를 꺼린다. “책에 별다른 문제가 없던가요?”라고 편집자가 물으면 건성으로 대답하는 작가도 여럿 있다. 편집자와 몇 달 동안 실랑이를 하면서 지쳤을 수도 있고, 예상과는 다른 시큰둥한 반응에 낙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살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마음이 심란하다면 굳이 처음부터 완독하려고 애쓰지 말자. 틈날 때마다 읽고 수정 사항을 책에 표시해 두자. 메일로 바로 보낼 수 있도록 메모 앱에 미리 정리해놔도 좋다. 자신의 글이 너무 익어서 오탈자가 눈에 띄지 않을 것 같다면 주변 사람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보통은 주변 사람이 먼저 오탈자가 있다고 알려 주는 것 같다).

   

○○페이지 ○째 줄
가마다라 → 가나다라     


이렇게 오탈자의 위치와 수정 사항을 정확하게 짚어서 알려 줘도 좋고, 오탈자를 표시한 페이지를 사진으로 촬영해도 좋다. 추천하는 방법은 메일로 작성해서 보내는 것이다. 만약 사진으로 전달한다면 파일명을 페이지 번호로 해서 확인하기 쉽도록 해야 한다.


재쇄 수정 사항을 보낼 때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편집자와 작가 모두 재쇄 책에 오탈자가 잘 고쳐졌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자칫하다 놓칠 수 있으니 수정 사항이 생길 때마다 연락하지 말고 재쇄 소식을 받은 다음 한번에 정리하여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재쇄 소식을 들었다면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당장 오늘 안으로 재쇄를 넘긴다고 연락하지 않는다. 급해도 보통 ‘내일’이다. 가까운 시일 재쇄를 찍게 된다면 출판사에서 미리 알려 주기도 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책이 어디에 소개되거나 입소문을 타면서 입고 물량이 대폭 늘어났을 수도 있다. 출간 이후 몇 달이 지났음에도 판매가 꾸준히 이어져서 출판사에서 예정보다 일찍 재쇄를 넘기자고 의논했을 수도 있다.


보통 편집자는 작가에게 재쇄 소식을 전하면서 확인을 마칠 일정을 알려 준다. “작가님, 내일까지 수정 사항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연락을 받았다면, 가능하면 내일까지 책을 살펴야 한다. 후루룩 읽더라도 전체적으로 확인하도록 하자. 너무 촉박하다면 편집자와 상의하는 방법도 있지만, 보통은 종이 발주를 미리 끝낸 상태일 수 있다. 그래서 책을 미리 읽어 두는 것이 좋다.


Photo by Studio Media on Unsplash


3. 차마 수정하기 어려운 것들

가능하면 오탈자나 오류를 모두 고치는 것이 좋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존재한다. 주로 ‘수정했을 때 페이지가 변동되는 것’이다. 해당 문장을 고쳤을 때 그 문장이 속한 문단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 정도는 괜찮다. 그러나 문단이 뒤로 넘어가면서 그 장의 마지막 문단이 원래보다 한 페이지 뒤에 놓이게 된다면? 이처럼 장이 달라지고, 아예 전체 페이지 수도 바뀌게 된다면 수정하기 껄끄럽다.


쉽게 말해서 페이지가 달라진다는 건 차례에 적힌 페이지 번호와 수정된 페이지 번호가 맞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페이지가 바뀌면 차례 부분도 함께 수정해야 한다. 찾아보기도 마련된 책이라면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보도자료 속 차례 부분에 페이지 번호까지 적어 두었다면 보도자료 수정도 불가피하다.

 

이러한 사정도 극복해야 할 치명적인 오류라면 당연히 출판사에 알려야 한다. 보통 작가가 책에 보충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때 페이지가 바뀔 만큼의 수정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몇몇 오탈자로는 웬만하면 페이지가 변경되지 않는다. 부족한 부분을 발견했더라도 구성을 뒤흔들 만큼의 수정이라면 내려놓는 것도 용기가 아닐까. 여전히 아쉽다면 편집자와 상의하는 것도 좋다.


※ 《편집자가 알려주는 중학생의 글쓰기》가 성원에 힘입어 지난 달 재쇄를 찍게 되었습니다. 서점에서 만날 2쇄가 기대되네요. 많은 독자 분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커버 사진: Photo by freestocks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