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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른히 Dec 07. 2021

신인 작가가 원고를 집필할 때

원활한 작업을 위한 몇 가지 팁

아직 자기 이름을 내세운 책이 없거나 한두 권 정도 출간 경험이 있는 작가를 위한 몇 가지 원고 집필 팁을 담아본다. 이 팁은 출판사, 특히 편집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것이다. 작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또 출판사의 편집 체계에 따라 이 팁이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 모쪼록 신인 작가의 건필을 기원한다.


1. 예상 분량보다 5~10% 많게 적을 것

책을 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교정을 거치면서 원고는 매끄럽게 깎여 나간다. 분야에 따라 적당한 원고량은 정해져 있고, 작가도 대부분 이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종종 전하는 말처럼, 교정을 염두에 두고 그보다 많이 작성하는 것이 좋다. 5~10%라고 적어두었지만, 이를 굳이 지킬 필요는 없다. 여유를 갖고 충분히 담아내는 자세가 중요하다.


핵심은 ‘이걸 굳이 적어도 될까?’ 싶은 것도 원고에 넣으면 좋다는 것이다. 애초에 집필 단계에서 의구심이 드는 부분은 이후 편집자가 걸러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좌절감에 휩싸여(퇴짜 맞는 건 아무래도 슬플 수밖에 없다) 억지로 분량을 늘리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작가도 많다. 그러나 나는 되도록 걱정되는 부분이라도 원고에 포함하기를 권한다.


작가가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도 편집자가 할 일 중 하나다. 쓸까 말까 난처해하며 적어낸 부분은 작가의 무의식을 편집자에게 알려준다. 종종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작가 스스로 모를 때가 많다. 망설이며 적은 부분이 초교에 모두 반영되지 않더라도 이를 근거로 편집자는 원고의 확장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이런 방향으로 다시 한번 써보면 어떨까요?” 하고 작가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보완하여 발전해 간다면 알맞은 조각이 될 수도 있다.     


Photo by Oleg Laptev on Unsplash


2. 출처를 명확하게 표시할 것

논문이든 기사든 인용하는 자료의 출처를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 규칙도 신인 작가는 놓칠 때가 많다. 두루뭉술하게 “○○일보에서 가져왔어요”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얼버무릴 때는 대체로 원고 집필 중에 이를 고려하지 않았던 탓이 크다. 원고를 쓰기 시작할 때부터 명심해두어야 한다. 정확한 기사명과 함께 가급적 URL도 기재하는 것이 좋다. 원고에 포함하기 그렇다면 메모로 옆에 붙여두면 된다.

 

교정 과정에서는 인용 자료의 출처를 파고들어가 그것이 원고에 싣기 적합한지를 파악하는 것도 포함된다. 따라서 출처를 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은 원고 집필의 기본이다. 원고 검토도 빨라질뿐더러 본문 마지막에 ‘참고문헌’으로 정리하기도 쉽다.


작가 중 몇몇은 편집자가 으레 다 해줄 것이라 믿고 내버려둘 때가 많다. 그러나 편집자가 대신한다 해도 작가가 출처 표기를 다시 한번 살피면서 원고를 마지막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혹 자신이 어떤 글을 어떤 의도로 발췌했는지 모를 때도 있고, 또는 어떤 것은 발췌한 사실조차 놓치고 넘어갈 때도 있다. 이것은 오로지 작가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3. 의문이 드는 것은 무조건 메모를 붙일 것

긴가민가 애매한 정보를 책에 싣는다고 하자. 오답인 것이 분명하게 드러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조차 알아채기 힘든 미묘한 것이라면 자칫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편집자가 인쇄 직전까지 잡아낸다 해도 작가가 이를 알려주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성이 필요한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편집자는 편집에 임하면서 원고에 속한 분야를 공부한다. 다른 책도 찾아 읽어보고 관련 기사도 탐독한다. 그러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분야를 전공하거나 오랫동안 탐구한 사람만 알아채는 문제점은 미리 일러주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전문 용어를 예로 들자면 대중에게 익숙하지만 전공자에게는 미묘한 차이가 보이는 것, 전공자는 거의 쓰지 않지만 책에 주로 등장하는 것, 전공자가 보기에는 틀리지만 미디어에 많이 등장하여 대중에게 익숙한 것,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전공자만 아는 특수한 것 등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책을 내본 작가 중에 편집자에게서 메모가 가득한 교정 원고를 받아본 적이 있을 수 있다. 굳이 메모를 덧붙일 이유가 없는 것에도 편집자는 질문을 던진다. 모두 사소한 오류를 막기 위해서다. 작가 또한 원고를 집필하면서 작은 것에도 메모를 붙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우선 써놨다가 나중에 메모를 붙이자는 생각은 최대한 밀어내야 한다. 초고를 끝내고 나면 처음으로 돌아가 메모를 하나하나 붙이는 것이 성가신 일처럼 느껴진다.



커버 사진: Photo by Nick Fewing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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