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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rocosm May 18. 2023

장래희망

책과 우연들, 김초엽

나의 장래희망은 할머니 SF 작가입니다.


이 꿈은 책 한 권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김초엽 작가의 <책과 우연들>입니다.


동네 작은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책의 제목처럼요. 그동안 읽었던 김초엽 작가의 책은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함으로 마음을 당기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기도 하는, 과학을 진심으로 좋아하지만 과학적 지식을 어디 대놓고 말할 정도는 아닌 나 같은 사람에게 앉을자리를 내어준 기분이 들었었어요. 그러다 작가가 어떻게 책을 읽고 글을 써왔는지 이야기해 주는 책을 만나다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야지 하고 빌려왔는데, 굉장히 질량이 나가는 책이라는 것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느꼈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는 가속도에서 벗어나 땅에 착지하는 느낌이었고요. 이런 세계가 존재하는구나 경이로웠습니다. 내가 왜 어떤 소설들을 읽기 힘들어했는지, 왜 자꾸 과학을 엮어서 글을 쓰고 싶은지, 왜 내 발은 땅에 있는데 머리는 우주에 있는지 속속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김초엽 작가님보다 더 오래 살았지만 당신의 어린 시절까지만 산 사람 같았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 작가님 인생에서 첫 책이 나오는 순간까지를 살아볼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단 한 권, 아니 단 한편이라도 쓴다면 모두 작가님 덕분이라고 꼭 말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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