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난 지금입니다!!
책은 지식, 교훈, 재미, 감동 등 많은 것을 준다.
이미 나는 이 책의 내용도 캐릭터도 스토리 전개도 결말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슬램덩크는 여전히 재미, 감동을 주는 명작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읽으며 가장 크게 전달 받은 것은 다른 것이었다.
슬램덩크를 오랜만에 보고도 농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농구에 미친 고교생들의 이야기'라는 단순한 주제가
내게 크게 다가왔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강백호, 서태웅, 채치수, 송태섭, 정대만 그리고 수많은 선수들...
이들이 코트에서 흘리는 땀, 승리에 대한 집념, 그리고 농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책을 뚫고 내 심장에 전해졌다.
요새는 이런 이야기가 드물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서 접하는 컨텐츠(영화, 드라마, 소설 등)들이 점점 복잡해지고, 화려해지고 있다.
우리 일상에 있는 단순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다루는 컨텐츠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쯤
슬램덩크는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꼭 농구같이 승부가 있는 스포츠 분야에서만 주인공들처럼 몰입하고 열정을 가질 수 있는건 아니다.
슬램덩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일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특히 나에게 묻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회사 생활 속에서 안주하고, 엉덩이가 무거워져 가는 나에게 묻고 있었다.
자신은 농구를 하고 있는 지금 이순간이 전성기라고 과감히 말하는 강백호를 보면서
내일이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나도 그렇게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지 두려워졌다.
"농구 좋아하시냐구요?"
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는 우리에게 이렇게 단순하지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늘 그렇듯 결론, 답도 없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고민하고 또 고민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