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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희정 May 26. 2017

프라하 성, 그리고 재즈라니!

Czech Philharmonic Open Air Concert 2017

 탁 트인 야외에서 음악을 듣는 것은 꽤 근사한 일이다. 음향이 훌륭한 콘서트홀에서 격식을 차리고 공연을 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잔디밭에 누워서 또는 선 채로 가벼운 맥주나 와인과 함께 즐기는 뮤직 페스티벌을 일부러 찾기도 한다. 마침 여행 중에 야외 공연을 만나면 기분이 몇 배로 좋아진다. 뒤로는 랜드마크, 앞으로는 무대가 있다. 음악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무슨 곡이든 흥겹다.  


 그런 기회가 있다면 어떨까. 곧 6월이라 가능하다. 바로 프라하에서 말이다.


< 사진 : Czech Philharmonic website >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매년 시즌을 야외 공연으로 마친다. 프라하 성 광장에서의 야외 공연은 거주민에게는 한 시즌의 마무리로, 여행자에게는 한 날의 휴식으로 멋진 음악을 선사해 주고 있다. 2015-2016년 시즌 야외 공연은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과 체코가 낳은 음악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들을 수 있었다면 올해는 Jazz가 기다리고 있다.



체코 맥주 한잔, 프라하 성 그리고 재즈라니!


 올해 Open Air Concert의 주인공은 재즈 앳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 Jazz At Lincoln Center Orchestra With Wynton Marsalis이다. 재즈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었거나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영화 OST  "Mo' Better Blues"이다. 영화를 위한 연주뿐만 아니라 OST 전체를 책임진 사람이 색소폰 연주자 브랜포드 마샬리스 Branford Marsalis인데 그의 동생이 바로 재즈 앳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트럼펫 연주자 윈튼 마살리스 Wynton Marsalis이다.


< 이동진, 김중혁의 영화당 : "잊지 못할 재즈 영화 3선" 중 >

윈튼 마살리스는 재즈의 원형을 살리고자 했던 1980년대 전개된 ‘신전통주의’ 운동에 앞장섰던 트럼펫 연주자이다. 재즈 앳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음악 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다. (출처 : 네이버 오늘의 뮤직) 그가 이끄는 재즈 앳 링컨 센터 오케스트라는 뉴욕 맨해튼의 재즈만을 위한 전용 극장의 주인이다. 무대 뒤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맨해튼의 야경을 함께 내려다보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Allen Room이란 공연장이 유명하다. 이 공연장에서 윈튼 마샬리스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뉴욕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도 들 정도. 이렇게 누군가는 죽기 전에 꼭 듣고 싶어 하는 윈튼 마살리스의 재즈 공연을 프라하에서 무료로, 야외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바로 Open Air Concert인 것이다.

 공연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The BBC Proms in 2004] 의 콘서트 실황을 미리 본다면 프라하에서의 Open Air Concert는 놓쳐서는 안 될 공연이 될 것이다.  


 프라하 성 광장에 편한 차림으로 가보자.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맥주나 와인을 준비해 가면 좋겠다. 무대 앞 좌석에서 편안하게 공연을 보기란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이 낫다. 일찌감치 들어찬 사람들이 자리를 맡고 있는데 거주민이 아닌 여행자라면 앉아서 자리를 맡는 건 시간이 아까우니까. 서서보는 대신 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타면 된다. 무엇보다 여행 중 무료 야외 공연을 본다는 것은 우연히 돌아 들어간 모퉁이에서 기가 막힌 풍경을 만나는 것과도 같지 않을까. 2017년 6월 22일 오후 8시 15분, 프라하 성 광장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그곳에 있을 누군가가 벌써부터 부럽다.


Czech Philharmonic Open Air Concer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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