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신 전 & 강서경 전, 삼청동 국제갤러리
취미가 종료된 전시 리뷰하기... 인 사람의
새로운 관람 후기.
국제갤러리의 김윤신 전 + 강서경 전(~4/28 진행)에 다녀왔다.
국제갤러리 후광에 RM도 다녀간 김윤신 전이라 하여 부랴부랴 다녀왔는데, 미리 보고 간 추상화보다 목재 작품이 더 기억에 남았다.
어김없이 큐레이팅 내용은 어려웠지만..
내 식대로 해석해서 남겨봐야지(?)
김윤신 개인전
아르헨티나에서 40년을 거주한 김윤신의 회화 작품에서는 남미의 색감이 짙게 드러난다.
이에 한국의 오방색을 더한 원색 표현으로
원시적 에너지를 표출한다.
본 그림에도 무척 다양한 색이 사용되었는데,
모든 색이 잘 어울려 보이게 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회화. 녹색을 좋아해서 이 그림이 가장 편안하게 와닿았다.
푸르른 야자수 같아 보이기도.
김윤신 작가는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
다시 둘로 나뉘는 합과 분의 반복이 세계의 원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림에서도 선으로 계속 나누고, 또 계속 겹쳐 만나는 것이 반복되는 듯이 보인다.
메인 작품인 목재 조각.
처음엔 무슨 의미일까 했는데, 묘하게 이 나무에서 원시적인 힘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무의 나이테, 결, 색깔을 고스란히 살려 현대 전시장에 데려다 놓으니 이보다도 원시적일 수가 없다.
잘 가공된 사회에서 마주한 본질적인 힘.
번외지만 날씨도 참 좋았다. 돌담과 나무가 보이는 큰 창도 국제갤러리만의 포인트...
유달리 남미의 향기가 물씬 풍겼던 그림.
작가가 40년을 거주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여행의 아스테카 문명으로부터 진하게 영향을 받은 듯한.
노랑 초록의 컬러가 유달리 멕시코를 연상시킨다.
이 그림을 그릴 때 작가의 '영혼의 노래'는 밝고 명랑한 음조이지 않았을까?
물감을 칼로 긁어 거칠고 자유로운 원시적 느낌을 살려냈다.
마치 내 나무...처럼 좋았던 작품. 나무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 나무는 내 마음을 꺼내놓은 것 같았다.
나무의 우직함과 단단함, 정직함을 좋아한다.
단단한 겉모습 속에 정직한 나이테와 결을 그대로 드러내는.
때론 그것이 뻣뻣함으로 작용하여 외부의 작은 칼질에도 상처받지만, 나무는 다시 스스로 살을 채운다.
원시적인 회화와 조각 작품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품고 있던 김윤신 전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 본질적인 생동감이 좋았다.
강서경 전 - MARCH
두 번째로 방문한 전시관에는
강서경 전-MARCH 가 진행 중이었다.
알고 간 전시는 아니었으나, 사실 김윤신 전보다 더 좋았던...
물감을 흩뿌린 판 여러 개를 겹쳐 만든 작품.
그래서인지 깊이감이 느껴진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푸른 바닷속에 있는 소라고둥이 연상됐다. 가만히 바라보며 상상력을 펼치기에 아주 굿
강서경 작가는 조선시대 악보인 '정간보'에 영향을 받아 작품을 구성한다.
정간보의 각 칸은 음의 길이와 높이를 나타내는데, 작가는 이를 회화 속 시공간 확장으로 연결한다.
이 시공간을 담는 다양한 목재 프레임 위에 비단의 층위를 덧대어, 일상 속 시간의 축적을 표현했다.
읽을 땐 이해가 안 됐는데, 스스로 써보면서 더 깊이 이해하는 현대미술의 매력....
'시공간의 확장' 개념이 있는 그대로 와닿은 작품.
< 아워스 - 일 > 연작으로,
실을 꼬아 수놓은 나무 프레임은 삶에 대한 예찬이자 여성의 노동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고 한다.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하늘의 색감이 표현된
비단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꽃잎을 닮은 곡선 고리를 둘러 돌고 도는 시간의 순환을 표현, 봄의 풍경에 방점을 찍은(그렇다고 하는) 작품.
설명을 알고 보면 더 좋지만, 그냥 둥글둥글한 게 참 좋다. 자연을 닮은 곡선.
번외로 우연히 들어간 갤러리에서 본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