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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Feb 23. 2022

책리뷰_<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일단 문장이 쉬워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예전에 스토리 형식의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끌었는데, 그런 책을 보는 듯하다. 문장에 전문가의 향이 느껴지지 않지만 그로 인한 날것의 매력이 다분히 있는 책이다. 

언뜻 보면 재테크 책 같지만, 사람의 심리가 굉장히 내밀하게 표현되어 있고, 또 소설책을 읽는 듯도 하다.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갖추었으니 책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회사원으로, 일찍부터 자기계발이나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서 아침 여섯시 반에 출근하여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썼는데, 블로그 글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역시 일찍 일어나고 글을 쓰고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자기계발서를 꾸준히 읽어야 자기 삶에도 변화가 찾아오나 보다. 헉.. 열심히 살기 싫은데..

이 책의 주인공 김 부장은 제목 그대로 서울에 집이 있고 대기업에 다닌다. 한 번의 누락도 없이 승진하여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김 부장은 자신감인지 자만심인지 자부심인지 자존심인지 모를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에 필이 충만한 인물이다. 늘 동창생들 앞에서 당당하고, 몇백만 원이나 하는 명품 시계며 가방을 살 수 있는 자신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은 엄청 신경쓴다. 자기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전형적인 꼰대라서 자기보다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부하직원을 못마땅해하고, 직원들이 낸 의견을 묵살하기 일쑤다. 

그러다 늘 꾀죄죄한 차람의 최 부장이 자기보다 훨씬 좋은 아파트에 자가로 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지방 공장으로 발령나고, 결국에는 권고사직을 당하면서 김 부장은 갑작스럽게 은퇴를 하게 된다. 퇴사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키고자 그는 퇴직금을 몽땅 상가에 투자했으나 사기를 당하고, 공황장애까지 얻게 된다. 총체적 난국 속에서 그나마 가족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한편, 형님이 운영하던 카센터 옆에 세차장을 운영하는 걸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곧 드라마로도 나온다고 하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티비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남편 생각이 많이 났다. 아무래도 은퇴를 앞둔 부장 이야기라서 그런가 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해서 몰입감 최고다. 이 책의 저자는 재테크에 밝고 자기계발에 열심인 송 과장이라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후속작으로 <정 대리랑 권 사원> 이야기도 이미 나와 있다. 김 부장 이야기가 50대 남자 이야기라면, 정 대리랑 권 사원 이야기에서는 20~30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 듯하다. 1권에서 정 대리는  중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으로 나온다. 1권 마지막 장면을 보면 김 부장 아내가 하는 부동산중개소에 월세 계약을 하러 오는 인물이 정 대리인데, 아마도 자신의 수입에 비해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을 해본다. 저자 본인의 이야기인 송 과장 이야기는 집필 중이라고 한다.  

서울에 자가가 없고, 대기업에 다니지도 않고, 부장도 아니지만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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