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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샥 Jun 17. 2017

정운의 왼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히든카드

호샥 축글 _ 서른 두 번째 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 독일. 당시 독일 대표팀 속 자국 리그 선수 모두 16명. 반면 대한민국 대표팀 속 자국 리그 선수 단 6명. 자국 리그를 향한 존중 없이 축구 강국은 없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앞으로 딱 1년. 유난히 대표팀의 자국 리그 홀대가 심한 요즘. 앞으로 매달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한 명의 K리거를 뽑아 대표팀에 추천한다. 수많은 K리거들이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꿈꾸며.

5월의 선수 : 제주 유나이티드 – 정운

대한민국 대표팀이 역대급 위기에 직면했다. 카타르에게 마저 패배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앞길은 더욱 흐려졌다. 카타르 전 패배 이후 슈틸리케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결정한 대표팀은 새로운 감독 체제로 남은 두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하는 운명에 처했다.

대표팀의 감독 교체는 곧 대표팀의 명단 변화를 예고한다. 새로운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혹은 자신의 선호에 맞는 선수를 기용하기 위해 명단에 변화를 주곤 한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감독에게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 새로 발탁될 만한 선수들에게도 주목해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좌측 수비 포지션은 늘 골칫거리였다. 김진수, 박주호, 윤석영, 홍철, 오재석 등 다양한 선수들이 시험을 받았지만 저마다 아쉬움이 존재했다. 박주호와 윤석영은 소속팀에서의 출전 부족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으며, 홍철과 오재석은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미약했다. 그나마 최근에는 김진수가 K리그에서 제 기량을 되찾으며 꾸준히 발탁됐지만, 그 역시 K리그에서만큼의 인상적인 활약을 대표팀에서는 보여주지는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에 이은 두 번째 옵션으로 박주호의 경험을 가장 신뢰했다. 하지만 소속팀 도르트문트에서 출전 기회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박주호의 경기 감각은 그 신뢰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이 ‘뉴 페이스’ 발탁을 고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포지션은 아마도 좌측 수비일 것이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정운.

현재 김진수와 더불어 K리그를 대표하는 좌측 수비수로는 제주 유나티이드의 정운이 있다. 울산 현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크로아티아 리그를 경험하고 K리그로 돌아온 독특한 이력을 소유한 정운은 지난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고 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며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정운은 이번 시즌 쓰리백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왼쪽 윙백을 담당하며 탄탄한 수비력과 정확한 왼발 킥을 무기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대표팀 풀백들의 크로스 정확도가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데에 반해 정운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강점으로 한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운의 날카로운 왼발 킥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무기로 사용된다.


5월 6일 상주 전 정운 프리킥 골 영상


5월에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 클래식 4경기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3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한 정운은 윙백임에도 불구하고 2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6일 상주 전에서 터뜨린 왼발 장거리 프리킥 골은 정운의 왼발의 위력을 가감없이 보여준 환상적인 장면이었다. 이 경기를 직접 관전했던 슈틸리케 감독이 정운을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운의 이 날 활약은 돋보였다. 프리킥 골 뿐만 아니라 공수 양면에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장 좌측을 지배했다.



사실 정운은 지난 시즌부터 대표팀에 발탁되어야 할 선수로 많이 거론되어 왔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늘 정운이 아닌 박주호, 윤석영 등이었다. 그로 인해 정운은 아직 대표팀 유니폼을 단 한 번도 입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 만큼, 새 대표팀 체제에서는 정운이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정운의 왼발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할 운명의 9월, “정운의 왼발,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다.”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포털 사이트 대문에 오르는 상상을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글 = 호샥
사진 = Zimbio,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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