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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Oct 30. 2018

요즘에 참 실망스러운 책이 많다.

당신을 부정하는건 아니다. 그저 우리가 듣고자하는게 그게 아닐뿐이다.

요즘에 참 실망스러운 책들이 많다. 


요근래 각잡고 책을 읽기시작했는데 정말 실망스러운 책들이 많다. 

저자분의 멋있음 또는 멋진 행보와는 별개로 책 자체에 대한 실망이라고 해야하나. 책에서의 저자 포지셔닝이 너무나도 저급하거나 혹세무민에 가까운 것들이 너무 많고, 독자 포지셔닝을 무슨 '가진건 없지만 청춘의 열정이 있는', '아무 생각없이 살아왔지만 지금부터 무언가 해보고자 하는', '지방대를 나왔지만 어떻게 하고자하는'으로 하는게 너무 많다.


꼭 이렇게 위-아래...그러니까 약하게 말해서 '선배-후배'로 포지셔닝을 잡아야만 이야기가 되는걸까... 책을 읽는 독자는 100을 원하는게 아니라 딱 부족한 1을 위해 책을 구매하는 것일수도 있고, 정육면체의 모든 면이 궁금한게 아니라, 딱 내가 보지 못한 한 면만 궁금한 것일수도 있는데... 왜 포지셔닝을 이렇게하고, 책의 톤앤매너를 그렇게 굴리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읽는 책의 대부분 장르는 기획/마케팅/조직론/방법론/브랜드서적(브랜드서적; <온워드>, <무인양품 보이지 않는 마케팅>, <배민다움> 등등)/라이프스타일/커뮤니티 등의 책이라, 이 책을 읽는 독자층 또한 뻔하리라고 생각하는데(대부분이 현업종사자 or 20대 초중반의 청년들?) 뭐랄까...... 음.... (글이 잘못 전달되지 않게 5분째 말 고르는 중...)  


음... 그러니까 독자가, 아니지 우리가 원하는건 이런거지 않을까? 내가 지금 언급하고 있는 위의 장르의 책들을 즐겨 읽는 이들과, 위의 장르의 책들을 쓰는 이들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다. 뭐랄까 기존의 정의를 빌려오자면 '사업하는 사람들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이고, 내가 내 멋대로의 정의를 내리자면 '세상(or 자기자신) 바꾸고싶어 으앙뀨뀨에 걸린 사람들 커뮤니티'에 해당하는 사람들인데, 이러한 사람들이 원하는건, 이런 사람들이 원하는 지식은 '선험적으로 이러하다' 또는 '경험적으로 이랬으니 앞으로도 저럴 것'에 해당하는 지식이 아닌 것 같다. 아니, 아니다.


각자 모두가 자기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는데, 앞길이나 옆길이 궁금해서 책을 들여다보는게 아니라, '그러한 길들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 또는 느낌'이 궁금해서 책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미... 이미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가 자신의 길을 왜 걷고있는지 정도는 충분히 아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럴땐 이렇게 했어. 이럴땐 이렇게 하는게 좋아. 혹은 수십년 또는 수백년간 쌓인 지식을 통해 '이랬으니 저럴 것'과 같은 '지식'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의 필요한게 아니다. 사실, 이런 지식들은 이미 왠만한 사람들안 다 알고 있고, 알지 못하더라도 필요시에 어느정도는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 정보량이 그래졌고, 기술이 그렇게 되었으니까. 5년 전, 아니 1년 전과도 다르다. 즉, 선험적이든 경험적이든 그러한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읽는게 아닌 것 같다.


그저,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살펴보니까 모래사장이네. 와 발이 푹푹 빠진다. 다른 신발 신을까? 그런데 내가 여기서 다른 신발을 신는게 맞는걸까? 이런 생각이 들 때, 책을 통해서 '딱 그러한 고민을 하던 사람들이 그 고민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어떻게 느꼈는지', 그러한 것들을 '느껴보고자' 책을 읽는 것이라 생각한다. 모래사장이니까 걷기힘드니까 어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나오십쇼!와 같은 당위에 관한 내용을 보려고 책을 읽는게 아니다.




말을 잘 못하겠는데.. 음... 더 이상 경험의 총량의 큰 사람을 좇는 형태의 '책 선정 or 책 읽기'가 아니라고 해야할까? 그저 우리(같은 커뮤니티 내에 있다고 봤을 때)가 필요로 하는건 동료고, 동료의 접근방식과 해결방식을 한 번 보고 싶을 뿐이다.



그래, 예전의 책 읽기는 내가 A기업에서 일한다치면, 어디 외부의 멋진 사례를 모은 책이나, 어디 외부의 멋진 이가 행해낸 업적에 대한 책 읽기였다면, 지금의 책 읽기는 외부가 아니라, 지금 내 옆자리 앉은 이는, 내 건너편에 앉은 이는 어떤 고민이 있는지, 그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가 궁금한 책 읽기인것 같다.



비단 내가 위에 언급한 장르의 책뿐만 아니라, 요즘 사람들 마음에 많이 들어가있는 그...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와 같은 책들도 그러한 맥락을 제시해주는 책들이 아닐까한다(저 책을 읽어보지는 않음). 그리고 그걸 넘어서 요즘 모든 코워킹스페이스든 코워킹이든 많은 커뮤니티들 모두, 다 그냥 모두 그런게 궁금해서 그런게 아닐까싶다.





그냥... 그냥 네 이야기를 한 번 듣고싶어. 

정도의 스탠스로 취하는 책 읽기라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애정과 관심도나 존중하는 마음이 낮거나 얕은 책읽기가 아닌거고. 그냥 우리는 이미 정보나 경험에 있어서는 넘쳐나는 시대인 탓에, 그 경험... 경험들을 한 번 겪은 그 '채널(=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게 아닌가싶다.









그냥... 오전에 시간 내어서 각잡고 책 읽는데 실망한 책이 많아서 주저리주저리.




페이스북에 먼저 올린 글을 옮깁니다. 2018.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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