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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Jan 27. 2019

요즘 유튜브 단상.

유튜버의 9가지 조건.

* 생각의 흐름대로 쓴 긴 글입니다. 시간이 없으신분은 아래에서 요약된 내용만 보셔도 됩니다.


요즘 유튜브는 정말이지, 세상의 축소판과 같아서 챙겨볼 맛이 난다. 온갖 분야에서,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기업, 정부, 연예인, 셀럽, 인플루언서, 일반인 등 모든 집단/개인/커뮤니티가 다들 각자만의 채널을 가지고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굳이 '콘텐츠 경쟁'이라고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콘텐츠로 '승부'를 보려고 유튜브를 하기보다는, 그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공간으로 유튜브가, 영상이 적합한 듯 하고 그런 의도로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 사실 유튜브가  흥한 원인도 이러한 후자에 가깝고. 보면 그렇다. 유튜브를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려고 하는 기업/정부/일부 개인들의 채널은 확실하게 망하거나 확실하게 재미가 없고, 그냥 본인이 하고싶은 테마/주제의 이야기를 담는 곳들은 확실히 재미가 있어서 조금씩 조금씩 흥하고 있다. 물론 유튜브 채널들이 너무 많아진 탓에 확실히 옛날만큼 구독자가 쉽게 폭발하는건 보이지 않지만, 사실 또 그만큼 유저(=시청자?, 구독자?, 유튜브 보는 사람들?)가 늘어난 탓에 딱히 '성장이 힘들다'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나는 유튜버가 아니고 그냥 컨텐츠 헤비 유저이다(몇 년 전부터 유튜브를 주구장창 봐온 사람으로, 그 관점에서 말하고 있는 것). 


옛날에 페이스북 페이지로 성장이 나름 쉽던 시절, 2010-2015 정도? 그 때 많은 페이지들이 흥하고 많은 곳들이 흥하고 드디어 '콘텐츠'(아 이거 진짜 컨텐츠라고 쓰고싶은데 콘텐츠라고 자꾸 쓰니 어색하다. 컨텐츠도 인정해줬으면.. 흑흑)라는게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기 시작했었는데,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바뀌고 페북판이 좀 변질되면서 페북유저들이 많이 이탈했지.


지금의 유튜브도 약간 그럴 조짐이 보이긴하는데 내 생각에 유튜브에서는 페북만큼의 거대한 이탈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왜냐면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에게나, 시청자들에게나 괜찮은 메리트들을 보장해주거든.


생각해보면 아주 단순하다. 페이스북에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정답은 yes. 그 과정이 쉬울까? 정답은 no. 유튜브에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정답은 yes. 그 과정이 쉬울까? 정답은 (상대적) yes. 과거에 페이스북에서 페이지로 성장했다치면 이제 돈을 벌 수 있는 요소는 연관 사업을 위한 마케팅 채널 / 광고 받기 / 정부 사업 수주 / 페이지 팔기(...) 정도로 추려볼 수 있었는데, 결국 페이스북 성장을 한 번하고, 그걸 다른걸로 전환시켜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였다. 그에 비해 유튜브는? 일단 광고수익이라는게 존재해서 별다른 전환이 필요하지 않다. 거기에다가 다른 광고도 받아볼 수 있고, 여러 형태로 협업이 가능하다. 




게다가 예전에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 광고 수주하던 시절에는(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광고 수주해본 적 없습니다. 그냥 페북 헤비 유저로 말하는 것..(뭐든 헤비하게 이용하는 나란 사람... 덕후의 기본 자세..(?))) 크리에이터 본인의 '결'이 손상되는 콘텐츠가 많았는데, 지금의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의 '결'과 어긋난 광고는 별달리 제작이 되지도 않는다. 요즘에는 애초에 그렇게 요청하지도 않고...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 아주 단순한 메리트가 있다. '내가 시청한 시간이 어느정도 payment의 기능을 한다는 것' 그 자체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있는데, 내가 이 유튜버의 구독을 눌러서, 이 유튜버의 콘텐츠를 봐서, 이 유튜버가 '그래도 어느정도 수익이 있거나 or 수익성을 만들어낼 계기'를 얻게 된다는걸 시청자도 '안다는 사실'이다. 진짜 딱히 뭐 하는건 아닌데, 그리고 진짜 큰 것도 아닌데, 이런 시스템 자체가 시청자에게, 뭐랄까... 아 이런 느낌을 준다. '나는 오늘 스벅에서 커피살 때 텀블러를 이용했어!!' 내지는 '나 어제 분리수거할 때 박스 다 해체시키고, 플라스틱이랑 종이 다 구분해서 내놓았어!!' 같은 느낌? 뭐랄까.. 시청자에게 힘...은 아니고..음... I deserve it.  같은 느낌을 준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맞네 이 말이 제일 적합하다.(물론 일부 시청자들은 '구독' 및 '시청'이 하나의 권력이라 생각해서, 크리에이터들에게 본인 입맛이나 '너 그러면 안돼~~' 같은 개소리 지껄이는 댓글을 달고 있긴하지만, 곧 자정 작용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건 우리나라 특유의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가 합치면서 생긴 현상인듯. 유튜브 본사가 생각하는 '커뮤니티'랑 우리나라 온라인 유저들이 생각하는 '커뮤니티'랑은 결이 많이 다른데, 유튜브 본사쪽에서는 아직 이런걸 고려 못한듯(물론 당연한거지만 ㅋㅋㅋㅋ))




뭐랄까... 옛날에 카톡+구글 드라이브 정도로 일을 하다가, 슬랙+트렐로+다양한 드라이브들로 발전을 하고, 이제는 노션+다양한 드라이브 등으로 기본적인 생산성 도구들이 발전한 것럼, 예전에 페이스북으로 무언가를 하다가, 인스타로 넘어갔다가, 이제는 유튜브+인스타 개념이 된 듯하다.


확실히 일반 유저 입장에서는 매우 행복한 세상이다. 콘텐츠가 이렇게 넘쳐나다니! 게다가 무료야! 게다가 내가 그냥 '시청'하는 시간까지 '가치'가 있다는걸 이런 글로벌 기업(유튜브)에서 인정을 해주다니! 그리고 난 이걸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에게 '투자/결제(조회.시청시간)'하는 식으로 행할 수 있다니!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조금 빡세지만, 그래도 행복한 세상이리라 짐작한다. 어느정도 루트도 단순해졌고, 일단 정말로 '내가 잘하면 돼!'가 성립되어 있는 시스템들이니까. 물론 본인만의 스토리와 뷰를 주구장창 밀어붙일지, 아니면 대중이 원하는 입맛에 따라 이야기를 설계해나갈지는 본인 취향의 몫이겠지. 정말 다양한 유형의,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다보니, 콘텐츠가 정말 너무나도 다양하다. 더 이상의 라벨링을 무의미할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라벨링은 필요하지. 나 자신을 몇개의 단어나 문장으로 설명하는건 정말 중요하니까.(물론 나 자신에 대해서 몇시간이고 떠들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한ㄴ다는게 포인트)


위에서 굳이 '단어나 문장'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이제 키워드나 해시태그는 그 본연의 가치를 절반정도 잃었기 때문. 이미 광고판에 '점령'당해버렸지. 물론 아직도 그것들을 모아서 보고, 이리저리 둘러보고 지켜보았을 때 충분히 유의미한 값들을 뽑아낼 수 있기에, '절반'이라고 표현해본다.



그래. 요즘은 뭐든 정리해서 표현하는 방법이 참 중요하다. 특히 요즘같이 '그래서 요약좀'이라고 말하는 10대가 많은 세상에서는... 아니 20대 초반정도? 까지 '요약좀'이라는게 당연하게 퍼져있는 듯 하다. 항상 정련된 콘텐츠를 보고 살아온 이들이니 당연한 요구이고.





그래서 내 글을 정리해볼까?(급 마무리) 사실 내가유튜브하고싶어서 맨날 유튜브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글로 적어본 글이라서...




1. 요즘에 유튜브 하려면 세상ㅈ까 마인드로 본인만의 이야기를 담거나, '트렌드'에 맞춰 적절하게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처럼 포장을 하거나.

- 뭐 이건 너무 다양해서.... 다들 알아서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패스.


2. 유튜브 알고리즘에 잘 포함될 수 있도록, 제목과 내용을 잘 계산해서 넣을 것. 다만 거기에 본인의 정체성을 어떤식으로 녹일지는 매우 케바케.


- 예시 채널. 혜안(배틀그라운드 유튜버. 이 분은 트렌드에 맞는 문장으로만 제목을 뽑는다). 니지niji(브이로그 유튜버. 이 분은 항상 모든 키워드를 고려한 제목을 적는다. 제목 마지막에 niji까지 넣는 센스)


3. 재생목록을 착실하게 업데이트 할 것. 생각보다 재생목록 '자동 재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제 뇌피셜입니다)

- 예시 채널....은 음슴.. 걍 재생목록 봐보면 나오니까 헤헤 


4. 편집하려면 '잘' 편집하고, 안 하려면 원테이크로 깔끔하게. 시청자들을 내 '영상'에 집중시킬지, 내 '이야기'에 집중시킬지의 차이.

- 예시 채널. 각각 전자후자로 kyung6's film이랑 JM 채널


5. 항상, 언제나 항상, 새로운 BGM을 찾아 디깅을 할 것. 이미 익숙한 BGM을 트는 순간 시청자들에게는 one of them이 되어버리니까.

- 좋은 BGM을 가진 채널들은 나만알거야 헤헤.


6.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정보들은 꼭, 내용(상세 보기)란에 잘 적어 둘 것.

- 예시 채널. Bubbly버블리(브이로그 채널인데 상세 보기를 항상 꼼꼼이 적으심)


7.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쉽게끔 세팅을 해놓을 것. 특정 습관을 유튜브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등, 자신의 취향을 영상에 녹여둘 것. 그래야 사람들이 당신을 '라벨링'하고, 찾기 시작한다. 업로드 방식과 댓글 여닫는것. 라이브 소통방식 등 모두 포함.

- 예시 채널. 한지이asmr(한지이 채널은 정말 한지이 그 자체. 영상부터 표정부터 소통방식까지 모두!)


8. 항상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할 수 있는지, 문장으로 준비해 둘 것. 요즘에 '테크 유튜버 OO입니다!' 하면 그 사람만 국내 유튜버로 정말 유명한 사람만 따져도  2-30명이 넘어간다. 자신을 소개하는, 그러니까 내 채널이 어떤 채널이고 난 어떤 점을 지향하는 크리에이터인지, 문장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물론 영상에 본인만의 스타일을 담는건 필수니까 패스)

- 예시 채널. 톰과 나.


7. 콘텐츠. 그러니까 '이야기'의 세상은 '학문'이 아니다. 꼭 증명되거나, 꼭 반복 가능하거나 재현가능해야하는게 아니고, 절대적 진리를 찾는 과정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람이 되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되는 것.


다시 말해서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매력적이게 풀어나갈 것.

- 예시 채널. 일반 연예인들이 유튜브 하는 것에 비해, '나미춘'이나 '신세경' 유튜브가 왜 그렇게 흥하는지 생각해 볼 것.(와썹맨은 애초에 광고로 설계된거니까 패스)




와... 다 적고 보니까 유튜버 못하겠다 수고욤. 월급이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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