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의 헤리티지
휠라코리아의 주식이 최근 2개월간 매우 어마무시하게 뛰었다. 올 해 2월 15일 기준 주당 47,500원이었는데, 4월 1일 오늘 아침에 79,600까지 찍었다(지금은 77,600원). 얼핏 봐도 1.8배? 가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성장. 단 45일 가량만에... 어떻게 이렇게 오른거지... 조사하고 분석해보고싶다...
사실 2월 말 가량에 휠라코리아 주식 3주를 샀었는데 (3주 구매했는데 평가손익 38,700원 찍혀있고 손익률 19% 찍혀있는게 믿기지 않는다 ㅋㅋㅋ) 구냥 왠지 휠라 같은 헤리티지를 가진 기업은 언젠가 오르리라고 생각했기때문. (내가 1000주 정도 매수했으면 바로 아이맥프로각인데...후...)
약간 나만의 기준이긴한데 나는 내가 믿고 애정하고 투자(...?)하는 브랜드의 기준으로 헤리티지와 레거시를 따진다. 그리고 지금까지 본 곳들 중에 헤리티지와 레거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망길을 걷는 곳은 보지 못했다.
나에게 있어서 두 단어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가진다.
헤리티지가 있단 것은 해당 기업 혹은 브랜드만의 고유한 전통과 역사가 있고 그걸 일반 대중들이 인지하고 즐기고 있는 것을 뜻한다. 브랜드 혼자 가지고 있는 전통이니 개념이니 그런건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무조건 일반 대중들이 인지하고 즐기고 있어야한다. 예컨데 휠라코리아는 그 이전에 휠라였고, 과거 7-80년대?(정확하지않음)의 미국 운동선수들(특히 테니스)이 입었던 휠라의 룩은 많은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이런게 헤리티지다.
단, 여기에서 해당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모든 일반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예컨데 휠라가 굳이 블랙 색상을 대표로 잡고 어떤 제품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휠라=하양.빨강.진한 청색 이니까. 그리고, 그 '일반 대중'이 꼭 많은 숫자이어야할 필요가 없다. 굳이 휠라코리아를 예시로 들었을 뿐, 나에게는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들이 정말 많다. 나만 알고 있는(...) 모 금속공예 제품 브랜드도 보면 인스타 팔로워 몇백명 안 되던 시점부터도, 난 그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느껴졌다.
헤리티지가 있다는 것은, 굳이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한 분야에 대해 꾸준히 무언가를 해왔고, 그 족적을 남겼으며, 그 족적이 어떠한 형태인지 대중이 알고 있다는 것' 정도가 되겠다. 대강 느낌 오는 브랜드로 무인양품이 대표적이겠다. 스타벅스도 헤리티지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글쎄 스타벅스의 업 자체가 무인양품마냥 '특정 족적의 형태'를 지니기 어려운 업(공간 기반)이라 그런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레거시가 있단 것은 해당 기업 혹은 브랜드가 정도를 걸어왔으며, 그 정도의 추구를 통해 무언가 그 '철학'에 사람들이 감복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음, 헤리티지가 있는 곳도 '철학'이 있지만, 헤리티지는 철학에 동감하고 동의하고 동조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레거시는 감복하고 존중하고 찬사를 보내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야할까?
여기서 말하는 '정도'라 함은, 흔히들 말하는 '인류를 위한', '자연을 위한', '지속 가능한', 등을 뜻한다. 대부분의 기업과 브랜드가 사기업이라는걸 고려했을 때, 이 정도라는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사실 지킬 필요가 없다. 다만 정도를 지키는게 다른 관점에서 굉장한 브랜딩, 마케팅 요소가 되기에 되려 정도를 지키는데 더욱 비용 절감을 가져올 도 있으니까) 레거시를 가진 기업과 브랜드는 아직 뭐라고 콕 짚어 말하기가 어렵다. 인간 세상에서 슈퍼맨 같은 존재를 논하기가 힘든게 사실. 그치만 이 레거시를 가지려는 기업과 브랜드들은 많이 보인다. 소셜 벤쳐나 로컬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곳들이 많이 그러하다.
여튼 헤리티지와 레거시를 지닌 기업과 브랜드들을 항상 응원한다.
무엇이든 근거 있는 철학을 기반으로, 꾸준히 하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상황 봐서 휠라코리아, 스타벅스, 애플, 블리자드의 주식을 더 구매해야겠ㄷ....
* 커버 사진 출처 : 휠라코리아 공식홈페이지 '브랜드 연혁' 첫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