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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두막바리스타 Feb 12. 2016

‘따뜻한 거실에 내리는 2월의 눈’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존중하라.

“당신은 이 그림 속에서 무엇이 보이나요?”     

'별 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밤하늘?'

'전라남도 여수의 돌김?' 

'연인의 마음을 향해 애태우는 마음?'     


이 그림은 일본광고협회에서 제작한 공익광고의 주인공이 한 아이가 그린 그림입니다.   

  

초등학교 어느 교실에서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은 여러분 마음 속에 생각나는 걸 그려보세요”     

어느 여자 아이는 분홍색의 예쁜 토끼를 그리고, 어느 남자 아이는 커다란 사슴벌레를 그립니다. 유난히 검정색 한 가지를 가지고 하얀 도화지를 새까맣게 칠하던 남자 아이,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이런 유의 그림 수십 장을 그려가기 시작하죠. 쉴새없이 반복적으로 아이는 하얀 도화지 위에 검은 색을 덧입힙니다.  

    

선생님은 아이의 마음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혹시 자폐스펙트럼의 아이는 아닌지 싶어 아이의 부모를 만나기 위해 가정방문 상담을 하고, 결국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병원에 입원을 시키죠. 하지만 아이는 정신과 의사들 앞에서도 상동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교실에서 아이의 마음에 대해 고민하던 담임선생님은 퍼즐 한 조각을 발견하게 되고, 혹시 ‘아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 퍼즐은 아닌지?’ 아이가 그린 그림을 체육관에 펼쳐 놓고 맞춰봅니다.      

울랄랄라~!!!

고래. 

아이는 커다란 고래를 그리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카피 문구가 자막으로 등장합니다.      

“How can you encourage a child? Use your imagination.”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주는데는 어른들의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존중해주던 아빠,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작은 행동에도 존중해주던 아빠, 놀이치료사보다 저보다 훨씬 더 아이에게 거울반영의 스킬을 잘 보여주던 아빠를 작년 써니힐 유치원 ‘아빠와 함께하는 체험 활동 프로그램’에서 만났습니다.      


아이는 삐뚤빼뚤 만든 바람개비를 엔진 삼아 아빠를 비행기로 만들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수용하고 존중하여 기꺼이 인간 비행기가 되어 이리저리 땀 흘리며 뛰어다니고, 하늘을 향해 점프를 하던 아빠의 모습을 저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가을 들녘에 아빠와 함께 잡은 메뚜기가 무섭다며 도망다니던 아이의 마음을 읽어, 아이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날뛰던 아빠의 얼굴과 그 표정을 분명히 기억합니다.  

    

돌맹이와 나뭇가지, 꽃과 풀잎만을 가지고도 훌륭히 전쟁놀이를 할 수 있고, 돌맹이는 또봇이 되고 나뭇가지는 파워레인저가 되며, 흙 바닥은 바다가 되고, 풀잎으로 배를 만들어 아이의 상상놀이에 몰입하는 그 장면을 또렷히 기억합니다.      

그 분은 보통의 일반적인 아빠들처럼 아이를 향해 정답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바람개비가 엔진이고 아빠가 비행기라고? 아빠 체험학습 오는 것도 힘든데, 이것 가지고 뛰라니... 그냥 너가 들고 뛰지 그래”     


“남자 맞아? 메뚜기가 뭐가 무섭다고 그래? 고추를 확 떼어 버려야겠구만. 넌 아빠 아들도 아니야”    

 

“돌맹이가 또봇이라고? 그냥 아빠 보고 떡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지 그래? 흙 바닥에 앉지 마라. 옷 더러워진다. 먼지 묻은 옷으로 아빠한테 안아달라고? 제발....”      


당신은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부모인가요? 

아이의 잠재능력을 짓밟아버리는 부모인가요?     


우리 부모에게 한 가지 꿈이 있다면 이런 부모가 되게 아닐까요?     


* 검은 도화지에서 큰 고래를 그리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발견하고 지지와 격려를 할 수 있는 부모.   

   

* 지금 내 곁에 선물로 주어진 우리 아이에게 숨겨진 무궁무진한 잠재능력을 발견해서 그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주는 부모.      


오늘도 우리는 아이의 잠재능력을 바라봅니다.


저도 오늘 두 아이에게서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죠.      

각 티슈의 휴지가 변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그렇게 한참동안 신나게 하늘을 향해 흩날리며 놀았습니다.      


‘따뜻한 거실에 내리는 2월의 눈’ 이렇게 아빠도 성장해 갑니다.      

2016. 2. 12. 오두막바리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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