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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두막바리스타 Apr 14. 2016

아빠도 사랑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두 번 남편과 아빠를 안아주세요

오두막바리스타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새하남교회 - ‘청년부 교육전도사’

2. 경기도 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놀이치료사’, ‘청소년동반자’, ‘집단프로그램 리더’

3.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 - ‘가족학교 예비부부, 신혼부부 전문강사’

4. 남양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 – 성폭력에방교육 강사 

5. 관공서, 공공기관, 종교단체 – 부모교육 강사 

6. 명지대학교 일반대학원 심리재활학과 놀이치료 박사과정

7. 한 여자의 남편, 두 여자의 아내, 아들, 사위 등등     


30대 중반을 지나서는 육체적으로도 힘듦이 분명히 느껴지지만, 그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회적 역할에 따라 가면을 바꿔가며 살아가야만 하는, 그 정신적 고통의 무게가 삶을 더욱 지치게 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뜨거운 여름 햇살로 달궈진 자동차 밑에 기어들어가, 기름 때를 만지며 정비를 하는 A아빠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을 양손에 들고 퇴근할 때가 하루 중 가장 즐겁다고 이야기하던 A아빠는, 손끝마다 기름 때로 얼룩진 자신의 손이 아닌,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뽀얀 손으로 먹여주는 닭다리와 맥주 한잔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고,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희망이 된다고 고백하던 그 얼굴을 기억해요.      

하남에서 까지 강남까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던 B아빠, 그는 건강을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 곤히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뒤로하고 이른 새벽 집을 나섭니다. B아빠는 점심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먹지 않습니다. 간단히 편의점 김밥과 센드위치를 먹고 일본어 공부를 해야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점심을 같이 먹자는 동료들에게 핑계를 댑니다. 사실 그는 조금이라도 점심값을 절약하기 위해서인데 말이죠.      


B아빠에게는 3명의 아이가 있습니다. 7살, 6살, 1살. 그는 자신의 불편함을 기꺼이 선택함으로 사랑하는 자녀들을 조금 더 좋은 것으로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B아빠는 내일도 기쁨으로 자전거를 탈 것이고, 맛있게 김밥을 먹을겁니다. 아이들이 하루 하루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마음으로 그리면서 말이죠.      

우리 주변엔 정말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찾아가는 아버지교실의 강사로 초청되어 갔지만, 오두막바리스타가 그 분들에게서 더 많은 가르침을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아 오히려 강의료를 드려야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습니다.      


‘박사과정 공부 중에 있는 아내를 돕기 위해 세 아이를 돌보는 아빠’

‘장인어른과 장모님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피스메이커가 되어 처가로 들어간 아빠’

‘지난 목요일 11시부터 수요일 지금 이 순간까지 유대위와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며 목이 길어진 아내를 위해, 자원하는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아빠’     

하지만 사실 남편, 아빠도 사람이기에 참 많이 힘듭니다.      


언제나 밝게 웃던 처녀시절 아내의 얼굴이 점점 근심과 걱정의 얼굴로 변하는 것이 자신의 탓인 것 같아 아빠들은 마음 속 이야기를 아내에게 쉽게 꺼내기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언제나 아이들에게는 아이언맨과 쿵푸팬더의 포처럼 영웅으로 보이기 위해 폼을 잡지만, 사실 아빠도 두렵고 떨릴 때가 있다고 고백하던 아빠의 목소리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 시대의 아빠들은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의 커다란 나무 그들이 되어 쉼고 버팀목이 되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먹이기 위해 매일 아침, 사회라는 정글(사냥터)로 떠납니다. 버팀목이 되고(집을 마련하고), 먹이를 구하기(돈을 벌기) 위해 아빠들은 ‘자존심’을 개에게 줘버린지 오래입니다.      

아빠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      

아빠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가족을 위해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남편을 향한 아내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우리네 아빠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힘이 될 것이고, ‘(벚꽃 사진과 함께) 아빠, 딸이 예뻐? 벚꽃이 예뻐? 아빠, 꽃 보다 예쁜 딸로 키워주셔서 고마워’라는 메시지가 우리네 아빠들을 춤추게 할 겁니다.       

이렇게 닭살스런 말을 하기가 힘들다고요?

그렇다면, 하루에 두 번, 출근하는 남편(아빠)와 퇴근하는 남편(아빠)를 말없이 안아주는 것은 어떨까요? 하루 두 번, 가슴과 가슴이 만나는 허깅이 아빠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바로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아빠를 향해 두 팔을 벌리는 그 모습, 마음에 그려봅니다.      


오두막바리스타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wooyul82     


- 2016. 4.13. 엄마들이 맘(mom & 마음)편이 노는 날을 꿈꾸는 오두막바리스타 배우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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