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두막바리스타 Jun 30. 2016

“밥 먹는 거 예쁜데... 심쿵한거 같아서..."

'또 오해영'을 통해 바라본 상처와 회복이야기

박도경(에릭)과 ‘그냥’ 오해영(서현진)의 달달한 러브스토리, 내 안에 감추어진 연애 감성 포텐 터지게 한 또 오해영.      


화장실 변기에 앉아, 상담실에 오는 아이를 기다리며,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저는 “오빠~” “해영아~” “오빠~” “해영아~” “오빠~” “해영아”를 수십번 돌려보며 입가에 자연스럽게 퍼져오는 미소를 느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젠 종영을 끝으로 내 마음 속 오해영을 떠나 보내고 닥터스의 유혜정(박신혜)를 마음에 모시는(?) 시점에서 마음으로 사랑했던 우리 해영이를 한번 더 기억하고 떠나보내는 것이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예의이기에 이렇게 글로 그녀를 그려봅니다.      


서현진란 매력 쩌는? 여배우의 혼신의 연기는 당연 엄치척! 죽음을 앞두고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가보겠다(사랑하겠다)고 결심한 박도경의 사랑에 대한 결심에 별풍선 99999개 선물 꾸욱~      

하지만 내 마음 속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방송 4회차 중, 박도경과 오해영이 함께 포장마차에서 잔치국수를 먹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밥 먹는 거 예쁜데...”


극중 오해영은 사랑하는 사람, 평생을 약속했던 남자 한태진(이재윤)에서 파혼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바로 결혼 전날, 햇살이 반짝이던 커피숍에서 말이죠.      

“우리 결혼 하지 말자. 내가 널 그 정도로 사랑하진 않는 것 같다. 니가 밥먹는게 꼴보기 싫어졌어”      


일평생 행복을 약속했던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오해영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고, 눈물을 흘려야했고, 오히려 ‘먹는 것이 꼴보기 싫다’는 이야기를 부정하려는 듯 늦은 저녁시간 양푼 한 가득 담긴 밥과 양손에 들린 족발을 뜯으며 아픔과 상처를 잊기 위해 노력했죠.    

  

그러던 중 박도경에게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상처 입은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결혼 전날 버림받은, 밥 먹는 것이 꼴보기 싫어 헤어진 여자라는 비참한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리곤 오두막바리스타가 생각하는 또 오해영의 최고의 명장면 best 5에 들어가는 장면이 등장하게 되죠.  

   

늦은 밤, 음향감독의 직업을 갖고 있던 박도경을 따라 그 현장을 함께 했던 오해영은 박도경과 함께 포장마차에 앉아 잔치국수를 먹게 됩니다.      

술 먹은 다음 날, 잔치국수가 땡긴다는 오해영은 잔치국수를 호로록~!!! 먹게 되고, 그 때 박도경이 던진 한 마디가 상처 입은 오해영이를 살리는 회복의 작은 씨앗이 되었죠.       

    

도경 : (잔치 국수를 먹는 해영에게) 먹는 거 예쁜데? 

해영 : (도경을 빤히 쳐다본다)

도경 : 결혼할뻔 한 남자가 그랬다매. 먹는게 꼴보기 싫어졌다고. 

해영 : (도경을 계속해서 빤히 쳐다본다)

도경 : 괜찮다고. 먹는거

해영 : 왜 변명하는데?

도경 : 심쿵한거 같아서      


상처는 어떻게 회복되는가? – 상처 입은 사건에 대한 재경험     


이후 포장마차 자리에서 일어나 뒤따라오는 도경을 뒤로 하고 뒷짐을 지고 앞서 걷는 오해영의 표정. 입가의 작은 미소, 그 속에서 오두막바리스타는 해영이 다시 일어나는 회복의 씨앗을 발견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 받은 상처 입은 사람들이 겪게 되는 후유증으로 ‘왜곡된 인지적 사고’의 틀 안에서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생활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런 사람들은  ‘나는 사랑 받을 자격이 없어’, ‘나는 언젠가 또 다시 버림 받을지 몰라’ 등 사고 때문에 관계에 있어 언제나 불안감을 갖고 살아가게 되고, 버림 받지 않기 위해 타인의 욕구에 민감하게 맞춰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거나, 버림 받는 것이 두려워 먼저 상대를 떠나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왜곡된 인지적인 사고 패턴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상처 입은 그 사건에 대한 긍정적 재경험, 다시 말해 상처와 반대되는 사례에 대한 경험이 회복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밥 먹는 것이 꼴 보기 싫다’ 상처 입은 경험이 ‘먹는거 예쁜데. 먹는거 괜찮다고’라는 긍정적 재경험을 통해 상처는 회복될 수 있다는 겁니다.      


중학교 2학년 여자 아이를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 역시 ‘나는 우리 집에서 필요 없는 존재다’ ‘아무도 우리 집에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 내가 죽어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왜곡된 인지적 사고를 가지고 살아오며 가정 안에서 소외된 것에 대한 외로움을 호소했습니다.      


10회기 이상의 상담을 진행하며, 오두막바리스타는 아이가 가정 안에서 경험했던 행복했던 시간들을 회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어린 시절 행복했던 사진을 회기 안에 가져오게 했고, 그 때의 경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왜곡된 인지적 사고와 반대되는 사례들을 탐색해보며 ‘나도 엄마, 아빠에게 사랑 받는 소중한 딸이구나’라는 생각을 아이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예전에 엄마가 집에 늦게 들어와서 전화를 했는데, 직장 동료들과 곱창 먹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엄마 나도 곱창 먹고 싶은데...’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 자리로 엄마가 곱창을 포장해서 저에게 가져다준 기억이 나요”     

“선생님 아빠가 아무런 이유없이, 지금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저의 책상에 정말 예쁜 ‘이어폰’을 올려다 둔 적이 있어요. 그 때 이어폰이 꼭 필요했었는데, 아빠가 그걸 알았나봐요”     


“동생이 태어나기 전, 아빠와 엄마 저, 이렇게 셋이 놀이동산에 갔던 기억이 나요. 저는 아빠의 목마를 탔고, 빨간 솜사탕을 먹었어요. 그 때가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우리는 상처 입은 사건과 반대되는 사례들을 재경험 함으로, 감추어져 있던 행복했던 기억들에 광명의 빛을 비춰줌으로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가족, 애인, 아이, 동료)의 상처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면 당신이 기꺼이 긍정적 재경험을 위한 도구, 통로, 자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오두막바라스타 역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당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존중함으로 듣겠습니다. 당신의 상처와 아픔에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프로포즈하겠습니다. “나랑 같이 밥 먹자고...”      


- 2016년 6월 30일 엄마들이 맘(mon & 마음) 편이 노는 날을 바라는 오두막바리스타 배우열- 

    

#또오해영 #서현진 #에릭 #회복 #상처 #아픔 #연애상담 #커플상담 #연애코치 #트라우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