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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Oct 20. 2023

8.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거였더라?

퇴사자의 시간관리 효율 찾기(1)

부르짖던 퇴사를 한지 일주일, 마냥 회사만 안 가면 내 인생이 잿빛에서 분홍으로 바뀔 것만 같았다. 퇴사를 한 첫날은 정신없이 가족들과 코스목동 축제를 다녀왔다. 언덕에 빽빽하게 펴있는 꽃들을 보며 '여기서 평생 꽃만 보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 온 뒤 젖어버린 낙엽처럼, 나는 땅에 축 달라붙어 곧 찢어지거나 바싹 말라 바스러질 상태였다. 거듭 내 안의 불확실함은 '너무 성급하게 퇴사를 결정했다' 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때마다 '이미 저질러버린 일'이라며, 어차피 해야 할 퇴사였다면 '오늘하나, 내일하나' 똑같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나를 다잡았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은 일주일이 됐다. 퇴사한 지 일주일이 지나자 불확실함과 불안도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에 입사하기로 했지만, 사실 내가 정말로 회사에 돌아가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앞으로 약 3주 뒤, 나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한다.


회사는 다 똑같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다니며 나를 새로운 방식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회사도 '환경'이니, '환경이 바뀌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도 있다, 믿으며 차근차근 재입사 시점에 맞는 준비를 하고 있다. 


하루는 새 회사 적응에 필요한 디자인툴을 공부하고, 하루는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독서 모임에 갔다. 매주 월요일 / 목요일에는 야간대학원을 착실하게 나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 아침 7시면 눈이 떠진다.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가서 씻고,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노트북을 켠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으니 노트북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할지 헤매는 시간이 늘었다. 


하루는 24시간이다. 그중에 잠자는 시간 7시간, 회사 근무시간 8시간을 빼고 나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9시간 정도였다. 이제 근무 시간이 빠졌으니 시간은 16시간만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일주일쯤 정처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에 빠졌다. 


유튜브를 보니, 엑셀로 시간 계산표를 작성하고 집중시간과 여유시간을 나눠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대부분 시간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 같았다. 다수의 유튜버와 블로거가 이 방식을 선호한다는 건, 분명 무언가 '좋은 효과'가 있음이 틀림없었다. ( 모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


3 주남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엑셀 시간표를 도입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엑셀로 시간을 짜기 전 우선 하루를 3등분으로 쪼개는 일을 먼저 했다. 아침 6시부터 12시, 12시부터 오후 6시, 6시부터 밤 12시까지 3 등분된 시간들을 내가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본 뒤 계획표를 짜기로 했다. 


보통 나는 7시에 기상해서 9시쯤엔 노트북 앞에 있는다. 아침 시간은 너무 금방이라 '이때 하고 싶었던 디자인 툴 공부'를 하거나 혹은 '글쓰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디자인공부를 하다 보면 금방 졸리고 지친다. 오전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잘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대신 글쓰기는 좋다. 차분하게 집중해서 글을 쓰다 보면 뚝딱 몇 편의 글이 완성된다. 이런 걸 보면, 오전은 '차분하게 집중해서 스스로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하고자 하는 일을 블록처럼 오전, 오후, 밤 중 맞는 곳에 끼워 넣어보기로 했다. 항상 오전에 가장 먼저 공부하던 디자인 툴 공부를 밤시간으로 옮길 생각이다. 자기 전까지 공부를 하다가 잠에 들면 밤새 기억하고자 하는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 머릿속에 정착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는 시간엔 무엇을 해야 할까. 항상 퇴사가 하고 싶었지만 정작 퇴사를 하고 나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월급 대신 시간을 택했지만, 속절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의 아까움을 느낀다.


'이 시간, 회사에서 일했으면, 시간당 비용을 받았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하루라도 빨리 생산적인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3주간의 퇴사 여정, 곧 끝날 시한부 백수이지만 이 시간을 십분 활용해 '더 나은 자신'을 만나러 가야겠다. 부디, 시간관리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고 발전하는 스스로를 보며 '퇴사하길 잘했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만의 블록을 맞는 시간대에 전부 찾아 넣으면, 엑셀 시간 계산기를 정리해 공유할 생각이다. 모든 퇴사자들이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해 성장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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