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할까
살아낸다에서 살고 있다로, 깊은숨을 쉬게 하는 나의 일.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지난달과 다르게, 나는 잘 살고 있다. 밥도 잘 먹고,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 '내게 할 일이 주어진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이런 식상한 문장 말고, 그저 '주어진 일을 끝마쳐야겠다'는 기계적인 생각밖에 없다.
잠을 자고 눈을 뜨면 일을 한다. 오로지 일만이 나를 이 삶에서 꼿꼿하게 서게 하는 것처럼, 쉴 틈 없이 일한다.
누군가는 '일 때문에' 네가 망가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게 '일조차도' 없었다면, 이 땅 위에 나도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무언가에 몰압한다는건, 삶을 살아가는 힘을 준다. 내게 일이란, 몰입의 정점이자 - 몰입을 경험하기 위한 수단이다.
일을 한다. 그래도 일을 하니 숨이 쉬어진다.
살아내는 게 아니라, 살고 있다. 억지로 살아내는 게 아니라, 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일을 통해 숨을 쉬는 순간들이 인생에서 더 많이 쌓일수록, 나는 더 많은 숨을 쉴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 믿는다.
어쩔 수 없다. 일이 나를 살게 하니, 나는 또 내일을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