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바닥 Jul 22. 2024

1. 나는 왜 문제에서 도망치기 바쁠까

일은 잔뜩 벌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에게 보내는 나의 글

오늘 딱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처럼, 나는 왜 죽고 싶은 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결과, 목표한 일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것도 아닌 이유에 죽고 싶어 하는 자신을 마주하니,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 보인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계속 같은 생각이 자리를 맴돌 뿐이다. "나는 왜 그 일을 미뤘지?-나는 왜 제대로 하는 게 없지?" 라는 굴레에 빠져있다.


나는 태생이 P라 계획과는 거리가 꽤나 먼 사람이다. 그냥 매일매일 생각나는 대로 일처리를 하는데, 이때 하고 싶은 것들 위주로 먼저 하고, 하기 싫은 일들은 그 일을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버린다.


이런 내 안 좋은 습관이 이번 일을 그르치는 큰 발단이 되었다. 회사밖 투잡으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할 물건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을 준비 중이던 아버지의 일을 인계받았다. 아버지가 알아온 상대 업체와의 연락메일을 보내야지 보내야지 하다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체되어 버렸다.


나란 인간의 몹쓸 미루기 때문에 아버지 회사 일을 그르치게 되었다.


내 이런 점은 무언가 이뤄내야 할 때 결과를 좋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요소로 작용된다. 미루기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가 크다는 걸 알면서도,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라는 압박감을 느끼는 게 싫어 회피하고 회피한다.


결국 미루다가, 문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나는 스스로를 크게 질책한다.


나쁜슴관인걸 알고 있지만, 쉬이 고쳐지지 않는다.


곰곰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혼자 좌절과 고민을 반복하다가, 최근에 스마트스토어 외 시작한 다른 일(디자인학원에서 공부 / 평일 3회, 주말 1회)을 하지 말까 라는 결론을 내버렸다. 시간이 남으면' 스마트스토어를 하지 않을까'라는 일차원적인 사고가 움직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디자인학원을 안 가면 스마트 스토어를 할까.


내 속마음의 답은 no다. 그냥 이번에 실패한 걸 핑계 삼아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게 분명하다. 그걸 알면서도 학원을 그만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쯤 되면 그냥 학원을 가기 싫은 게 아닐까.


질문의 범주를 좀 넓혀보자. "그렇다면 나는 왜 하겠다고 했던 일들 (디자인학원, 스마트스토어등)을 막상 하려니 하기 싫다 " 라며 미룰까.


나는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냥 시간이 해결해줬으면 한다.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지만, 시간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사소한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더 커지고, 커질수록 나는 그 일을 더 열심히 회피한다. 내 이런 방어기제가, 하려고 마음먹은 일을 - 제대로 못하게 만드는데 크게 일조하는 것 같다.


'앞으론 문제를 똑바로 마주하는 사람이 되야겠다'로 이렇게 이 글을 끝내고 싶다.  안된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정하지 않으면, 나는 또 시간이 흘러 '이런 글을 썼었지. 나 달라진 게 없네.. ' 라며 자책만 하고 있을게 분명하다.


문제를 회피하는 건,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보상이 작다고 느끼지 때문 아닐까?

목표를 달성한다고, 내 인생이 얼마나 나아질지 모르겠다. 진전이 없다고 느껴진다. 목표달성에 따른 보상, 어떤 게 있을까.


상대의 인정? 이건 지속되기 힘들다. 타인은 항상 나에게 기대를 품지 않기 때문에, 성과가 미비하던 크던 그냥 '저 친구가 해야 할 일을 했네'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리고 못한 일을 적당히 잘했다고 말해주기도 한다. 원래 다 그렇지 않은가.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목표달성, 성과에 대한 보상의 기준으로 월급을 말한다. 나도 그런 부류 중 한 명이고, 이런 성향은 연봉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하는 n잡일들은 돈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스마트 스토어 일은 내가 20시간을 투자해도, 수익이 0원일 때가 많다.


커다란 목표에 비해 돌아오는 보잘것없는 성과가 돌아온다는 생각, 아무래도 이런 지점이 내가 특정문제를 회피하게 만드는 주된 원인인 것 같다. (글을 쓰며 보니, 나는 문제해결에서 오는 고통이, 목표달성 후 성과, 보상에 비해 높다고 느끼는 것 같다. )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야겠다. 목표뿐만 아니라, 내게 돌아올 성과까지도, 구체적으로 작성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으로 삼아야겠다.


이어지는 글에선 구체적인 목표와 달성에 따른 성과 - 나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을 적어, 내가 과연 실행하고 있는지 스스로 체크해 나가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 글 작성의 보상은 오늘 느꼈던 좌절감(아버지 회사일에 피해를 준 것)을 약간은 상쇄시킨 것,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와 성과, 보상을 작성하며 더 이상 일을 미루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만 다짐해 놓고 다신 글을 안 쓸지도 모르니,

매주 1회 - 월요일 오전 7시에 일어나 글을 써서 뭐라도 남겨보겠다. 앞으론 쉬이 회피하고, 도망치고, 일을 미루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한번 노력해 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왜 일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