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만의 사랑
감았던 눈을 떠 속눈썹 사이로 본 그의 표정에는 사랑이 있었다. 옭아매듯 넘치는 사랑을 못이기고 얼마못가 다시 감겨진 두 눈에는 물이 흥건했다. 심장을 꼭 쬐이는 갑갑함이, 범람한 마음 때문인지 부족한 숨 때문이었는지도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칠흑같은 공간에서 우리 사이를 비추는 조명의 색은 매번 달랐지만, 그는 한결같이 내 속눈썹 틈에서 나를 사랑해주었고, 그 모습은 매번 얼마못가 내 눈물에 뿌옇게 가려지곤 했다. 머리를 거치지 않고 튀어나와버린 고백은 거짓됨이 없고 투명했다. 그가 연주의 음계를 바꿀때면 나는 간식에 안달이난 강아지처럼 칭얼거렸다. 속눈썹 사이로 그를 보고있자면 나는 앞으로의 일 같은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