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 쭉 뻗고
이 가정을 행복하게,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겠다는 열정과 사랑이 내게서 사라졌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던 여느 부부들 같아졌다. 내려놓으니 마음이 참 편안하다.
'최선을 다하면 진심은 통한다'가 내 신조인데, 집안을 둘러보면
낙제 시험지를 보는 것 같아서 또 눈을 감는다.
기대도 없어졌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 대충 하면 된다.
난 살면서 무엇을 대충 해본 적이 없다. (내가 관심을 둔 것들 중에서...)
그런데 결혼생활을 대충 한다니, 가정을 대충 꾸리다니... 해보니 세상에 너무 편하다.
필요한 말만 하면 되고 내게 필요하지 않은 어느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된다.
대신 나중에 내 탓이라는 흠을 잡히지 않으려면 내 할 몫은 다한다.
못난 사람을 따라 못나게 변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변했다.
한 때는 소문난 "괜찮은 여자"였는데...
남편을 볼 때마다 시아버님을 비춰본다. 그리고 완강하게 그런 아버님도
괜찮다고 믿고 살았던 어머님과 그녀의 자존심을 생각해 본다.
사랑이 충만한 가정은 가망이 없다는 생각이 더 진해진다.
결혼은 참 별로다.
남은 관심은 미래를 위해 쏟아야겠다.
뭐가 되었든 in put과 out put이 정확한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