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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hn Yoon Mar 23. 2024

쿠스코에서의 하루



모든 사람은

각자의 성격과 개성이 다 다르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취향을 가지고 있다.


여행도 마찬가지여서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서

여행 목적의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여행에서 숙소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그래서 비용보다 안락하고 청결한 숙소를 우선순위에 둔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음식에 우선순위를 둔다.

그래서 여행에서 맛집 탐방이 매우 중요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비용을 전혀 아끼지 않는다.


또 어떤 유형의 사람은

숙박 시설이 허름해도 괜찮고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직 구경하고 최대한 많은 것을 보는데만 관심을 갖는다.


잉카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쿠스코에서

단 하루만 머물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쿠스코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쿠스의 모든 투어는 

새벽 4시경부터 픽업이 시작된다.


여행자 입장에서도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면

남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쿠스코에서의 여행은

아르마스 광장에서 시작해서

아르마스 광장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벽이 지나고

여명이 밝아 올 무렵

아르마스 광장의 가로등은 꺼지기 시작한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아르마스 광장 주변의

멋진 골목길을 걷는 것은

쿠스코에서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해주는 추억으로 남는다.



오전 6시 전후,

아직은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는다.  



날이 밝아오면

숙소로 돌아가서 아침을 먹고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에 다시 광장 주변으로 나온다.



우기 시즌일 경우

해가 뜰 시간이 지나도

해는 뜨지 않고 구름이 낄 경우도 자주 있다.



쿠스코 광장에서

포탈 벨렌(Portal Belen)길을 따라

약 5분 정도 걸어가면 로레토 길에 그 유명한 12각돌이 나온다.


12각돌은

잉카인들의 석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보여준다.



12각 돌(Twelve Angled Stone)의 정면 모습



12각돌을 본 후에

산 아구스틴 길을 따라

1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태양의 신전이 있던 코리칸차에 다다를 수 있다.



스페인 침략자들이

쿠스코를 점령한 후에

태양의 신전을 허물고 그 자리에

산토 도밍고 교회(수도원)를 세웠다.


쿠스코에는

1650년과 1950년에

300년 간격으로 큰 지진이 있었는데

그 때 산토 도밍고 교회는 무너졌지만

코리칸차의 초석은 여전히 굳건하게 서 있었다.



코리칸차에 온 김에

산토 도밍고 교회와 더불어

코리칸차의 유적을 돌아보면

잉카의 흔적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다.



코리칸차를 보고 나서

주변의 아름다운 골목길을 

몇 군데 거닐다 보면 어느덧 점심 때가 된다.



이 때는

산 페드로 시장을 찾을 때다.


산 페드로 시장 부근에서 

점심 한 그릇 뚝딱하고 나서

시장 주변을 구경하면 재미있는데

이 때 혼잡하므로 소지품에 주의해야 한다.



시장 안에는

각종 생과일 주스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데


인심좋은 아주머니를 만나면

저렴한 가격에 양도 많이 주어서

가성비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이다. 



점심도 먹고

생과일 주스도 거나하게 마셨다면

이제 쿠스코 외곽에 있는 삭사이와망을 볼 차례이다.


삭사이와망은 

걸어갈 수도 있고

차를 타고 갈 수도 있는데


삭사이와망은

산 페드로 시장에서 걸어서 30분

아르마스 광장에서는 약 2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아르마스 광장이나 

페드로 시장에서 삭사이와망까지는

오르막길로 계속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고산증을 없이기 위해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천천히 걷다 보면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삭사이와망은

1983년에 쿠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때

함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적 명소이다.


삭사이와망은

수십 톤의 거석 바위들을 

정교하게 쌓아올린 건축물로서


마추픽추와 더불어

잉카의 뛰어난 건축술을 보여주는

매우 경이로운 장소라 할 수 있다. 



아타우알파 왕이 사로잡힌 후

몸값으로 수많은 금을 내어주고도

피사로 일당에 의해 처형되자 잉카인들은 


이곳 삭사이와망에 집결하여

스페인군과 최후의 항전을 벌였다.



삭사이와망에는 높이 7m, 

무게가 120톤이 되는 거석도 있다.

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던 잉카인들이 

이 거대한 돌을 어떻게 이동시킬 수 있었는지...


거대한 돌과 바위를

무우나 두부 자르듯 정교하게

다룰 수 있었던 잉카인들이 문명사에서

여전히 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은 정말 수수께끼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어 나가다 보면 느끼듯이

총균쇠의 3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진 곳이

이곳 잉카 제국이었다는 사실이 좀 서글퍼진다.



삭사이와망에서

시간을 보낸 후에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하나는

크리스토 블랑코 전망대로 가서

해가 지는 쿠스코를 내려다 보다가

그곳에서 쿠스코의 야경을 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르마스 광장으로 내려와서

광장에서 잠시 석양을 즐긴 후에


산크리스토발 교회의 전망대로 올라가서

그곳에서 쿠스코의 야경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쿠스코를 돌아보았다면

쿠스코에서 알찬 하루를 

보냈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쿠스코 황혼에서 새벽까지 바로가기 ⇒ https://blog.naver.com/westtour/223388613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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