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기록 26
이번 여름 내내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본 것 같다. 눈꺼풀을 깜빡거리면 눈 안쪽에서 모래가 서걱거리는 느낌이다. 모니터가 놓인 책상이 창가에서 좀 떨어진 자리에 있는데 블라인드 내리는 걸 귀찮아했더니 그만 얼굴이 그을리고 말았다. 얼굴이 그을린 건 상관없지만, 눈이 안 보이는 건 좀 겁난다. 사람의 몸 중에서 가장 빨리 노화가 시작되는 부분이 눈이라고.
다초점 안경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먼 곳도 가까운 곳도 다 잘 보인다고 하더니 렌즈 아랫부분은 가까운 곳, 중앙 부분은 멀리 볼 수 있도록 구획한 것이었다. 시선을 돌릴 때마다 얼굴 각도를 매번 조정하면서 아니, 이런 원시적인 안경이라니! 마케팅에 속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마스테.
단행본과 함께 발송할 간단한 인쇄물과 굿즈를 만들고 있다. 곧 에세이가 출간된다. 아직 무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