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썸에 대한 대답
그 남자는
소개팅이 아닌,
우연한 기회에, 비슷한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게 만남의 시작 이었다.
처음도,
두번째도,
세번째 만남도,
모두 공통 관심사에 대한 서로의 의견 교환이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내내 즐거웠다.
그는
처음 봤을때도 좋은 사람,
두번째 봤을때도 좋은 사람,
그렇게 좋은 사람이었다.
어디까지가 순수한 만남인지는 모르겠지만,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매번
정말이지 그는 나를 사심 없이 만나는구나 생각 할 정도로 "그린 라이트"는 없었다.
이후에 지속된 만남에서도 서로 호감은 분명 있었던 것 같지만, 여전히 이전 연애에 대한 이야기, 이상형에 대해 스스럼 없이 서로의 조언을 듣고 있었다.
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을땐 조금 더 다가가고 싶었으나, 상대의 마음을 잘 모르겠으니, 관계에 대한 거리 유지가 고민이 되었다. 가깝지만 쿨하게, 친하지만 친숙하지 않은 것 처럼.
마음을 열고 가까워 지고 싶다고 말하기엔, 혹여 확답을 듣고 부담스러워 피하게 될까 했던 것 아닐까? 결국 마지막까지도 물어보고 싶은 말을 입밖으로 내지 못했고, 이 만남이 무엇이었는지 정의 내리기 전에 조용히 서럽에 닫아 넣었다.
짧지 않은 내 생애 연애 경험을 털어본다면, 분명 그에게 나는 호감의 대상이기는 하나, 관계를 발전시키기에는 썩 매력적이지 않는 부류였던 것 같다. 보통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향이 있으니..
아리송하게 끝나버렸다 말하기엔, 이미 답을 알고있어서 씁슬했던. #그린라이트없는 #그런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