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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gma Apr 14. 2019

Prologue : 오늘 이 요리를 하는 마음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누군가를 맛있게 먹이는 걸 좋아한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겪게 된 엄마의 부재로 인해, 나는 비교적 어린 나이 때부터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3명의 남동생과 혼자인 아빠를 위해 요리를 했다. 사실 그때는 그저 한 끼를 때우기 위한 생계형 요리였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 결혼이란 걸 했다. 아빠와 동생들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요리라는 걸 하는 건 처음이었다. 신랑을 위한 요리를 하고 함께 음식을 먹으며 나누는 식탁에서의 대화가 너무 좋았다. 비로소 요리를 하는 내 마음에 대해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가 만든 음식이 대다수가 맛있다고 여기는 백종원이나 이연복 같은 스타 셰프의 음식과 같진 않지만, 내 앞에 앉아 있는 저 사람. 신랑만큼은 내가 만든 요리를 먹을 때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나 역시도 요리를 하는 게 행복하다. 어린 시절 해야 돼서 했던 요리는 그저 나에겐 생계를 위한 집안일 중 하나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요리가 취미이자 특기이며 내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매거진에서는 메뉴에 대한 레시피를 다루기보단 '오늘 이 요리를 하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오늘 '이 마음'을 요리에 담는다. 그렇게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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