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라키오사우르스 Aug 21. 2024

데이터는 만들어 쓰는 것이다

소울푸드가 되거나, 트렌드에 맞추거나

’ 이렇게 좋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데 ‘ 하는 짧은 말에는 거짓이 많이 숨어있다. 일부는 데이터를 파고 파도 계속 나오는 마르지 않는 샘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정말 그럴까?

데이터는 가지고 있는 것을 퍼내어 쓰는 게 아니라,

만들면서 쓰는 것이다.


처음 본 데이터는 매력적이다.

데이터를 처음 보게 되면 우와아아아 싶지만 똑같은 데이터를 다른 기업에서도 제안받게 되면 어라? 하는 마음이 생긴다. 금방 시시해진다.

데이터는 늘 새로워야 한다. 조금은 알겠는데 설명을 듣고 싶게 만드는 데이터가 제일 좋다. 아예 모르겠는 데이터를 보면 짜증 나고, 다 아는 데이터는 시시하다.


단팥빵으로 유명한 빵집에서도 시기에 맞춰 신제품을 낸다. 신제품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수많은 조합으로 테스트를 해서 신제품을 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엽기떡볶이는 장사가 잘되는데 로제 떡볶이도 출시하고 마라맛떡볶이도 냈다. 열광하는 고객도 있지만 오리지널만 못하다는 평도 많다. 왜 새로운 맛의 떡볶이를 출시하는 것일까?


잘 나가는 상품에도 변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라고 다르지 않다. 단팥빵을 사러 온 고객이 크룽지도 사가고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신제품 맘모스빵도 사갈 수 있게 유혹해야 한다. 그냥 궁금해서 들어온 고객이 돈만 있으면 사고 싶은 데이터가 너무 많게 라인업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 데이터가 고객에게 큰 가치를 주는 소울푸드가 되면 좋겠지만 소울푸드가 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넘어 회사의 브랜드 가치, 담당자의 역량, 그리고 고객의 컨디션까지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다. 나만의 노력으로 이 모든 요소가 맞아떨어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으면 싫증이 나고 가치가 떨어지는 데이터에 변주를 줘야 한다. 코로나가 이슈면 코로나 상품이 나와야 하고, 생활인구가 이슈면 생활인구 관련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뭔가를 먼저 만들어놓고 팔려고 하면 한계가 온다. 파일 내려받기 구조로 되어있는 데이터 플랫폼의 한계이기도 하다. 시장의 트렌드를 대변하는 이야기를 데이터로 들려줘야 한다. 알기 쉽게, 가능하다면 고객이 듣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서.


비타민 젤리를 먹던 고객이 성인이 되어 종합비타민을 먹고 정관장 홍삼을 먹고 한약을 짓고 일련의 생애주기로 건강을 챙기듯이 데이터에도 단계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초심자는 이 데이터부터 시작해서 돈이 좀 생기면 이 데이터도 보고 더 여력이 되면 맞춤형으로 없던 데이터도 만들어 볼 수 있다고 눈에 보이는 가이드를 주면 도움이 된다.


단계를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슷한 데이터라도 가격을 구분해 놓는 것이다.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해서 이만큼만 주는 게 아니고 예산에 맞춰 공급하다 보니 지금 이만큼 보냈는데, 예산이 증가하면 그때 줄 수 있는 B, C상품들을 눈에 보이게 전시하는 방법이다.


쉽지는 않다. 베스트셀러도 만들어야 하고 틈틈이 신제품도 내야 하고, 신제품을 내면 홍보도 해야 하고 끝도 없이 일이 이어진다. 신제품이 좀 잘 팔리는 것 같으면 너도 나도 비슷한 상품을 내고, 그러면 또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해야 되겠지…


계속해서 수요가 있고 잘 팔리는 데이터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 베스트셀러를 유지하기 위해 또는 더 팔기 위해 신제품은 언제나 필요하다.

어떤 제품을 낼 것이냐? 무엇을 분석해서 기사로 낼 것이냐?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일만큼이나 시장의 동향을 아는 일이 중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 이렇게 한번 다녀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